스포츠 외교2019. 11. 16. 03:55

[대한민국스포츠외교실록-올림픽콘돔실록(When Condom meets Olympics/40)]

 

 

<올림픽 콘돔 실록(When Condom meets Olympics)>

 

 

 

 

필자의 기억으로는 올림픽대회에 콘돔이 공식적으로 처음 등장한 것은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Lillehammer)에서 개최된 제17회 동계올림픽부터라고 생각되었지만 실제로는 놀랍게도 제24회 서울1988올림픽 때부터라고 한다.

 

 

 

 

(출처: ESPN제공)

 

 

 

 

신성하다고까지 생각했던 올림픽대회에서, 그것도 선수들의 보금자리인 올림픽선수촌(Olympic Village)에서, 그리고 자국의 국위선양은 물론 개개인의 명예와 영광을 위해 올림픽정신으로 무장하여 페어플레이(Fair Play)를 펼치며 경기에 임해야 할 당사자인 각국 대표선수들을 대상으로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콘돔을 사용토록 조장하고 배포한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녀칠세부동석」의 성 의식이 몸에 배어 있는 「동방예의지국」의 가치판단기준으로는 확실히 충격(Shocking) 그 자체였다.

 

 

대한민국 선수들의 요람이자 합숙훈련장인 태릉선수촌에서 남·여 구분된 별도의 숙소를 쓰고 남·여 선수들의 공공연한 교제도 터부시하던 우리 선수들의 경우에는 더욱 그랬으리라.

 

 

물론 태릉선수촌에서 남·여 대표 선수들 간 로맨스(Romance)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문은 접한 바 있지만 만리타국에서 4년간 갈고 닦은 기량을 세계무대에서 선보여, 국가와 개인의 명예를 추구해야 할 올림픽 선수들이 과연 그러할까 의문이 제기되었다.

 

 

필자는 실제상황 점검 차 올림픽선수촌 숙소지역(Residential Zone) 내에 위치한 의무실(Medical Clinic)을 방문하였다.

 

 

 

거기서 자원봉사자인 듯한 노르웨이 여성에게 「호기심 반, 의구심 반으로 올림픽 선수촌 안에 콘돔이 존재하고 배포하느냐고 물어보았더니 빙그레 웃으며 몇 개가 필요하냐고 되물으면서 그 충격적인 콘돔을 꺼내 보이는 것이었다.

 

 

문화적 충격이라는 말은 그럴 때를 대비해서 있는 말이었다.

 

 

그야말로 「올림픽 콘돔」과 처녀 상봉한 순간이었다. 그 올림픽 콘돔은 Lillehammer1994 마스코트와 로고가 사각형태로 예쁘고 앙증맞게 각인된 채 포장되어 있었다.

 

 

무늬와 색상도 선명하고 과감했다. 그것은 필자의 신성한(?) 손위로 날름 올려졌다. 발음하기도 쑥스러웠던 콘돔이 올림픽과의 동거를 선언한 순간이기도 했다. (When Condom meets Olympics,)

 

 

그 역사적인 올림픽 콘돔(필자는 하루에 1인당 3개까지 배급한다고 해서 3개를 받았다.) 배포사실을 한국 선수단에게 홍보(?)할 수 없는 노릇이어서 필자는 그냥 올림픽 기념품으로 간직하고 돌아와 필자가 2004년 연 아시아 최초의 개인스포츠 박물관인 평산 스포츠박물관에 전시하기로 했다.

 

 

그것은 얼마 전 까지만 해도도 올림픽 로고와 함께 고색창연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2015 10월 중순 평산 스포츠 박물관 소장품 전체를 통째로 강릉시에 무상기증 하였으므로 이제 그 올림픽 콘돔은 강릉시가 평창2018 동계올림픽 이후 Ice Arena 피겨 쇼트트랙 빙상경기장 내에 설치될 올림픽 기념 박물관 내에 영구 전시될 것이다.

 

 

 

(Nagano1998동계올림픽 마스코트가 겉봉에 새겨진 콘돔)

 

 

 

 

올림픽 관련 질문 및 발언에 관한 한 주제별 영역에 관계없이 무불통지의 경지로 아직까지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필자지만 각종 국제대회에서 올림픽 콘돔에 대해서만은 아직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밝혀두고 싶다.

 

 

 

이러한 사실이 공개되어 아직도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을지도 모르는 여러 국가의 순진무구한 올림픽참가선수들로 하여금 올림픽 선수촌 내에서 혹은 분위기 좋은 곳에서 언제든지 콘돔을 사용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풍기문란방조죄」를 짓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1988올림픽을 거쳐 Lillehammer1994동계올림픽으로 연계된 에이즈 방지(Anti-AIDS) 목적의 올림픽 콘돔 배포는 다음 대회인 제18 Nagano1998동계올림픽에서도 계속되어 올림픽지식전달프로그램(Olympic Games Knowledge Transfer Program)의 일환으로 올림픽선수촌 내 의무실을 통해 배포되었다.

 

 

Sydney2000올림픽에서는 비공식 집계를 갖고 있던 한 조직위원회 관계자가 세계적인 위생용품 기업인 안셀(Ansell)에서 시드니올림픽 선수촌으로 공수했던 10만 개의 콘돔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며칠 만에 동나자 추가로 40만 개를 긴급 공수했다고 알려주었다.

 

 

올림픽대회 참가선수 1 5백 명과 임원진을 포함 약 1 5천 명이 올림픽 참가 인원이었는데 이것을 나누어 보면 1인당 33개를 사용했다는 통계를 얻게 된다.

 

 

만약 선수들만 사용하였다고 가정한다면 1인당 약 50개씩 사용했다는 결론이다.

 

 

비공식이고 통계상의 수치이므로 꼭 믿을 필요는 없겠지만 엄청난 개수임에는 틀림없다.

올림픽 성문화와 에이즈퇴치 운동의 절묘하고 기가 막힌 타이밍이 주된 원인 중의 하나이리라.

 

 

쿠베르탱 남작이 들으면 격세지감(隔世之感), 대경실색(大驚失色), 아연실색(아연실색), 경천동지(驚天動地), 오호통재(嗚呼痛哉)일 것이다.

 

 

Torino2006동계올림픽에 참가했던 필자는 가히 폭발적이었던 올림픽 콘돔 사용실태와 추세에 대하여 수소문해 보았다.

 

 

그러나 필자는 정말 의외의 소식을 접했다.

 

올림픽 콘돔이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호기심은 반드시 풀어야 하는 법!

 

필자와 친한 올림픽 고위관계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올림픽 콘돔의 존재 자체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심지어 평소 절친한 외신기자들에게 물어봐도 고개만 갸우뚱할 뿐이었다. 

 

 

드디어 무불통지의 국제적 모 스포츠지도자와 칵테일 회동 시 「올림픽 콘돔 Torino2006동계올림픽 현지 실종 이유」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추정이유는 간단명료 그 자체였다.

「이탈리아는 가톨릭 국가다.

 

 

Beijing2008올림픽콘돔이 당시 외신을 타고 흥미로운 반향을 일으킨 것 같다.

콘돔 겉봉에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힘차게(Citius, Altius, Fortius: Faster, Higher, Stronger)라는 공식올림픽표어(Olympic Motto)문구가 영문과 중문으로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과연 IOC와 사전협의를 거쳤던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London2012올림픽선수촌에 무료로 배포된 바 있었던 사상 최다의 15만개의 콘돔이 개막 5일만에 동이 났다는 보도도 있었다.

 

London2012올림픽에서는 단순 계산으로 보면 1명당 콘돔 15개가 공급되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많지 않을까?’ 하는 의에 대해 듀렉스사는 "기념품으로 가져가는 선수도 있는 것 같다. 다만 세계 최고의 운동선수들의 체력을 얕잡아 보면 안 된다"라고 하면서 추가 공급을 검토하여 제공하였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London2012올림픽에는 204개국, 지역에서 1 500여명이 참가한 바 있는데 콘돔 무료배포 효시는 아이러니하게도 서울1988올림픽 때라고 하며 8,500개의 콘돔이 배포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ydney2000올림픽에선 콘돔 7만개가 1주만에 바닥나 2만개가 추가된 바 있었다고 한다. 2010년 밴쿠버에선 동계올림픽사상 최다의 10만개가 준비되는 등 대회규모의 확대에 수반해 공급되는 콘돔의 숫자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기간에 모두 10만개의 콘돔이 배포된다는 소식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한 바 있었다.

 

당시 미국의 가십(Gossip) 전문매체인 'TMZ'에 따르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기간인 17일간 올림픽선수촌에 모두 10만개의 콘돔을 배포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하였다.

 

IOC 'TMZ'와의 인터뷰를 통해 "콘돔 배포는 에이즈(AIDS) 감염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었는데 미국 언론인 '폭스 스포츠(Fox Sports)'는 이와 같은 현상이 올림픽선수촌 내 2주간 행해지는 모종의 '사회화'를 경계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고 한다.

 

올림픽이 열리는 시즌 올림픽선수촌에는 세계각국의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모이는 이유로 항상 많은 양의 콘돔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지난 Vancouver2010 Sochi2014동계올림픽에서는 각각 10만개의 콘돔이 일주일 만에 동이나 추가 공급되는 기현상까지 벌어졌으며 Beijing2008올림픽에서는 올림픽선수촌에 10만개를 포함 베이징 시내 호텔까지 합해 무려 40만개의 콘돔이 무료로 배포되었다고 전해져 세간의 화제를 낳기도 한 21세기 올림픽문화의 한 추세가 되고 있다.

 

Rio2016올림픽에서는 남녀 선수용 2종류의 무려 45만개의 콘돔이 무료 배포되었다고 한다

 

콘돔 45만개는 London2012올림픽에서 배포된 콘돔수의 3배나 많은 수라고 알려졌다.

 

 

(Rio2016 올림픽 성화/사진출처:insidethegames)

 

 

특이한 사실은 100,000개에 달하는 여성용 콘돔(female condoms)도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남성용 콘돔(condoms for men) 350,000개였다고 한다.

 

또한 175,000갑에 달하는 윤활제(packets of lubricant)역시 제공되었다고 한다.

 

브라질 일간지인 Folha de Sao Paulo지는 콘돔사용증가가 Zika바이러스와 연관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건강공포증(the health scare) Rio2016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의 골치거리였다.

 

IOC는 콘돔사용으로 10,5000명에 달하는 참가선수들과 직원들로 하여금 안전한 섹스를 하도록 고무시켜 줄 것이라고 언급하였다(IOC said the condoms would encourage 10,500 athletes and staff to practice safe sex.)

 

이 콘돔들은 724일 개장한 Rio2016올림픽 선수촌 내에 위치한 진료소(clinic)또는 자판기로부터(from vending machines)도 무료로 배포되었다고 한다.

 

평창2018동계올림픽 때에는 Vancouver2010 Sochi2014동계올림픽(각각 10만 개씩)보다도 1만개를 초과하는 11만개가 무료 배포되었다고 한다.

 

무료콘돔은 올림픽선수촌, MPC(각국 취재기자 센터: Main Press Center), 기자촌 및 의무센터(Medical Center) 등지에서 배포되었는데 콘돔이 담긴 바구니가 각 건물 남녀 화장실에 비치되어 대회참가자 아무나 가져갈 수 있었다고 한다.

 

무료 콘돈 10만개를 기부한 국내 회사인 컨비니언스(Convenience)측은 평창2018동게올림픽의 성공과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확산예방차원에서 기부하게 되었다고 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평창2018 무료 콘돔 바구니/출처: 스포츠서울 사진)

 

 

일각에서는 전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이 2주간의 올림픽 축제 분위기에 휩쓸려 방탕한 문화를 즐기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제 올림픽 트렌드(Trend)로 자리매김한 올림픽 콘돔이 Rio2016올림픽과 평창2018동계올림픽을 넘어 Tokyo2020올림픽, Beijing2022동계올림픽, Paris2024올림픽, Milano-Cortina d’Ampezzo2026동계올림픽, Los Angeles2028올림픽 등에서 어떠한 형태로 지속, 계승 발전될 것인지 그 향방과 대책, 추이, 추세 그리고 그 실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Vancouver 2010 Condom)

 

 

Posted by 윤강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