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외교2011. 6. 8. 13:26
Sepp Blatter is congratulated by officials from the "football family" after being re-elected (WFI/M.Bisson)

4선고지를 정복한 Blatter FIFA회장은 "손자병법"의 달인이다.
국제 스포츠 계에서 그의 능수능란한 외교술과 처세술을 따를 자는 당분간 없을 듯 싶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치밀한 계산과 구상에 근거하고 있다.
자크 로게 IOC위원장도 현실적으로 그의 "영향력"(?)에서 벗어 나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상대방의 약점과 주변의 상황 그리고 인간심리를 절묘하고 시기적절하게 적재적소에 구사하고 있는 손자병법 운용의 달인은 Blatter FIFA회장, 그의 화술과 어록을 살펴보자.

지난 5월31일 제61차 FIFA총회 개회식에서였다.
총회 개최장소는 취리히 Hallenstadion이었다.
그는 참석한 세계각국 208개 회원국 1,300 여명이 운집한 자리에서 FIFA회장으로서 개회사를 하였다.
그의 개회사는 단순히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 만연할 위험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날리면서 시작되었다.

"I thought that we were living in a world of fair play and discipline and I must say that this is not the case any longer."

(우리는 페어 플레이와 규율이 지배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더 이상 그렇지만은 않다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다.)

이 말은 세계축구를 지배하고 있는 거대기구인 FIFA를 뿌리까지 흔들어 놓고 있는 뇌물과 부패혐의의 연장 선상에서 외부에 드러난 현상을 표출한 것이다. 

107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FIFA란 기구에 대하여 거침 없이 유쾌할 수 없는 문구로 그의 개회사는 시작된 것이다.

"The foundation of the FIFA pyramid is suddenly not on its base and there is a danger."

(FIFA 피라미드의 근간이 갑자기 흔들리고 있는 기조이며 위험이 감지되고 있다.) 

"So tomorrow, at the opening of the congress I will speak to you on the dangers lurking to football and how we can fight and react to this threat or danger to make sure our sport, the most universal in the world, may also play its role in bringing people together in the future."

(따라서 내일 FIFA총회 회의 벽두에 축구에 침투한 위험요소들에 대해 여러분께 거론하고자 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세계 전체에 가장 보편적으로 보급된 우리 스포츠인 축구가 미래에 세계만민을 모두 한자리에 끌어 모으도록 지속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이야기 할 것이다.
이를 보다 확고하게 하기 위해 이러한 위협과 위험에 대처하고 투쟁하는 방법에 대하여도 거론할 것이다.) 

이러한 Blatter회장의 위기감 조성 발언은 손자병법 중 혼전계(混戰計) <적이 혼란한 와중을 틈타 승기를 잡는 전략> 제24계  가도벌괵(假途伐)
 <기회를 빌미로 세력을 확장시키는 전법>에 해당한다.

이러한 그의 심리전술은 다음 날 단독출마 회장 선거총회에서 그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 내는 공감대와 위기탈출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D-day인 다음 날 6월1일 아침 FIFA총회 회의가 시작되자 회장으로서 모두 발언을 통하여 그는 FIFA내부로부터(FIFA from within) 부패척결에 대한 그의 소신을 재천명하였다.

"We have been hit and I personally have been slapped."
 (우리 모두는 한 방 먹은 것이고 나는 개인적으로 뺨을 맞아 온 것이다.)
 
"We have made mistakes but we will draw conclusions with the lessons learnt."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잘못한 것이지만 교훈을 배웠고 그에 따라 우리 함께 결론을 도출할 것이다.)
 
"I am the captain weathering the storm."
(나는 이러한 폭풍을 잠재울 책임을 맡고 있는 선장이다.)
 
"Reforms will be made and not just touch-ups but radical decisions."
(개혁은 이루어 질 것이며 단순히 수박 겉핥기식이 아닌 급진적 결정사항들로 단호할 것이다.)
 
"We must do something because I don't want ever again the institution of FIFA to face a situation which I must say is undignified."
(우리는 뭔가를 반드시 해내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FIFA란 기관이 불명예스럽고 수치스러운 상황에 다시는 처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FIFA의 투명성과 보다 나은 지배구조(better governance)에 대한 요구에 대하여 그는 부패 무관용(zero tolerance)과 FIFA윤리위원회 조직과 기능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1)검찰(rposecution) 기능기구와 2) 판결(judgement)기능기구로 개편할 것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Where does all this evil come from that is now in FIFA?"
(지금 FIFA내에서 횡횡하고 있는 이 모든 악은 도대체 어디서 오고 있는가?)

"It has to do with the popularity of the world cup."
(그것은 바로 월드컵이 그만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Wave of accusations, allegations and criticisms... and they are still coming.
It is our duty to react."
(고소 고발, 혐의 주장, 비난... 이런 것들이 아직까지도 난무하고 있다.)

이때 Blatter회장은 향후 월드컵 개최국 선정방식 변경 계획을 선포하였다.
지금까지 24명의 FIFA 집행위원들이 선정권을 쥐고 있음으로해서 용이했던 투표뇌물 로비를 힘들게 하기 위해 208개국 회원국들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계획을 추진할 뜻을 비추었다.

이러한 발상은 2018년 및 2022년 월드컵 개최국 선정과 관련 8명에 해당하는 FIFA집행위원들이 비리에 연루되어 곤혹을 치르고 있고 이들 중 2명은 활동금지 처분이 내려진 데 대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보인다. 

"The intention is to give more power to the national associations."
(그 취지는 회원국 축구협회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In the future, the organization of the World Cup will be decided by the FIFA Congress.
The Executive committee will create a shortlist but will make no recommendations, only a list.
And the congress will decide on the venue."
(향후, 월드컵 조직은 FIFA총회가 결정할 것이다. 집행위원회는 결선 진출 후보국 명단만 상정하되 추천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면 총회에서 개최국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개최국 결정방식은 IOC위원이기도 한 그가 IOC의 올림픽개최도시 선정방식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

"We must stop all these ugly allegations and insinuations of cheating left, right, and centre.
Our credibility and the reputation of all of us is at stake."
(우리는 이러한 추악한 혐의주장, 좌우 중앙 전방위에 걸쳐 속임수 암시행위 등을 근절해야한다.
이것에 우리 모두의 신뢰도와 평판이 달려있는 것이다.)

Blatter회장의 의중은 월드컵 개최국 결정권한을 24명의 집행원원회 대신 208개국 회원국들에 부여함으로써 집행위원회의 힘을 약화 시키고 로비 부정부패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지표명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총회에 작은 권한을 주고 FIFA 조직전체를 통체로 장악하려는 고도의 전법으로써 손자병법  공전계(攻戰計)<자신을 알고 적을 안 다음 계책을 모의하여 적을 공격하는 전략>  제16계  욕금고종(欲擒故縱)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풀어 주는 전법>과 혼전계(混戰計) <적이 혼란한 와중을 틈타 승기를 잡는 전략> 제20계  혼수모어(混水摸魚) <물을 흐려 놓고 고기를 잡는 전법>을 완벽하게 구사한 것이다.

"We are gathered here today in unity and solidarity.
We all know that FIFA ship is in moving waters, I might even say troubled waters.
But I think this ship must be brought back on the right route and I am the captain of the ship.
It is my duty and responsibility to get back on the right route but I can do it
with you, the 208 national associations.
I am certain that you will follow so that settle all our problems inside FIFA, either by the necessary instruments for control and governance or by strengthening what we already have."

(우리 모두는 오늘 이곳에 단합과 결속하에 함께 자리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FIFA란 배가 흘러가는 물살에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도 험한 물살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배가 올바른 항로로 항해할 수 있도록해야만 하고 나는 이 배의 선장이다. 
이 배를 정상항로를 통해 제대로 항해하도록 하는 것이 내 의무이자 책임이지만, 이 일은 208개국 회원국 협회 여러분들과 함께라야 해 낼 수 있다.
나는 여러분 모두가 동참하리라 확신한다. 그래야 FIFA내부의 모든 우리 문제가 해결된다.
통제와 지배에 필요한 수단을 동원하든지 아니면 우리가 이미 갖추고 있는 조직을 강화하든지 해야만 한다.)

 이 말의 행간을 잘 살펴보면 손자병법 중 승전계(勝戰計) <아군의 형세가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을 때 말을 타고 적을 압도
하는 작전> 제 1 계  만천과해(瞞天過海) <하늘을 가리고 바다를 건너는 전법>을 유효적절히 구사하여 자기자신의 위상강화와 FIFA조직 장악의 포석을 염두에 두고 있다.
뉘라서 감히 Blatter회장의 기기묘묘한 용병술을 깨뜨릴 소냐?

Blatter회장은 4선 회장에 회원국들의 절대적 지지로 당선되고 나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Today something marvellous happened.
I'd simply tell you I'm deeply moved and honored.
It's a challenge, a new one for me, and I accept it."
(오늘 불가사의한 뭔가가 일어났다.
난 엄청나게 감동 받았고 영광스럽다고 여러분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고 싶다. 
이것은 도전이다.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다. 그리고 난 이 도전을 받아드린다.)


"I thank you for your trust and confidence from the bottom of my heart.
Our pyramid is intact, the base, the foundation is strong and together we have four years to continue on our path and do our job.
We will put FIFA's ship back on the right course in clear, trasparent waters.
We need some time to do it, but we shall do it."
(난 여러분이 내게 보여준 믿음과 신뢰에 대하여 마음속 깊이 감사드린다.
우리의 피라미드는 온전하다, 우리의 근간, 기초는 튼튼하며 우리의 행로를 지속하면서 우리의 직분을 다할 4년이란 세월이 주어졌다.  

우리는 FIFA란 배를 맑고 투명한 물살이 흐르는 정상항로로 돌려 놓을 것이다.
우리는 그 일을 수행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반드시 그 일을 이루어 낼 것이다.)

 전화위복의 달인 Blatter회장은 그야말로 손자병법 중 패전계(敗戰計)
 <상황이 가장 불리한경우 열세를 우세로 바꾸어 패배를 승리로 이끄는 전략>  제35계  연환계(連環計) <여러 가지 계책을 연결시키는 작전>로써 위기와 위험과 위협요소들을 모두 지혜롭게 잠재우고 향후 4년간 "세계축구 계의 황제"로서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할 것이다.
Posted by 윤강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