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외교2011. 6. 30. 17:26
평창은 3수생이다.
2010년 및 2014년 1등급 수능점수를 받고 또한 1차 투표에서 계속 1등을 하고도 2차 투표에서 번번히 "뒤집기쇼"의 희생양이 되었다.
이제는 그 지긋지긋한 악몽의 역전 드라마를 저지시키고 당당히 1차 투표든 2차 투표든 간에 자력으로 동계올림픽개최도시로 선정되도록 더반 현장에서 젖먹던 힘까지 내서 막판 표잡기에 전념하여야 한다.





한 인터넷 매체가 스케치한 투표전망(기사제목:세속적인 유치투표양상은 올림픽 나름대로의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다./Mundane Bid Balloting Could Provide Olympic-Sized Drama)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약간 착오가 있는 부분은 수정 및 보완해서 소개한다.
 

안시, 뮌헨, 평창이 7월 6일 더반에서 마지막 P/T를 마치고 나면 선택은 110명 IOC 위원들의 비밀투표로 넘어가며, 과반수 승자의 원칙에 따라 개최지가 결정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넘는 후보도시가 나오지 않으면 꼴찌가 탈락한 채 2차투표가 진행되며, 1차 투표에서 2등 후보도시 둘이 동률을 이루면 2차 투표에 진출할 도시를 가르는 투표(a run-off ballot)가 실시되고, 마지막 남은 두 도시 간 최종 투표에서 동률이 나오면 IOC 위원장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한다.

지루해 보이는 투표 절차지만, 이 과정에서 매우 극적인 순간이 연출되기도 하며, 그 중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난 2016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1차 투표다.

대다수는 IOC총회장에 오바마 대통령까지 출동한 미국 시카고의 개최지 낙점을 예상했으나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1차 투표에서 탈락한 바 있다. 

              (2009년 코펜하겐 IOC총회에서 시카고 후보도시 대표단 일원으로 프레젠테이션 중인 오바마 미국 대통령)


평창도 2003년 첫 도전(2010년 동게올림픽) 때 아웃사이더로 분류됐다가 잘츠부르크를 물리치고 최종 투표에 진출하엿고, 불과 3표 차이로 탈락한 것이 밝혀지면서 올림픽 드라마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바 있다.


110명의 IOC 위원 중 동계올림픽과 직접 연관이 있는 IOC 위원의 수는 제한적이며 대부분의 관심은 하계올림픽에 쏠려 있어 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 때는 각자 자국의 하계올림픽 관련 전략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스위스 로잔소재 올림픽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110명 IOC위원들 사진)

당시 2012년 하계올림픽을 노리는 유럽 도시들이 여럿(런던, 파리, 마드리드, 모스크바 등 4개 도시) 있었고, 2010년 동계올림픽의 유럽 개최가 2012의 유럽 개최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이들의 속내가 2010년 동게올림픽 개최도시 선정 주 투표 표심으로 나타났었다.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 계획에 따라 2018년 동게올림픽 후보도시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을까?

현재까지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공식 도전장을 내민 곳은 로마뿐이고, JOC도 동경 유치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며, 그 이외의 잠재적 유치후보대상도시들은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2018년 개최지로 평창이 선정되면 일본의 2020년 개최지 선정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흥미롭게도 일본은 2018년 개최지 선정을 목전에 두고 2020년 도쿄유치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두 가지 시나리오로 예상될 수 있다 :

1) 도쿄가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강력히 원하기에 평창에 대한 선제공격을 시도하는 중이라 2018년 동게올림픽 개최지에 대한 IOC 투표 전에 자신들의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거나,

2) 2020년 하계올림픽 도쿄 유치 견제로 이탈리아 등의 IOC 위원들이 평창을 지지할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JOC가 중대한 계산상의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총 110명의 IOC 위원 중 한국, 프랑스, 독일의 IOC 위원 각 2명과 위원장, 그리고 작년에 투표 포기를 선언한 데니스 오스왈드 위원을 빼면 102명이 1차 투표에 참여할 수 있으나, 일부 불참 등을 고려하면 그 수는 더 낮아질 수 있다.

아프리카 2명, 미국 1명, 남미 1명 등 4명은 불참통보 중이며 그외 통상 3~4명 정도가 개인적 이유로 불참할 것이 예상되고 기권표까지 감안하면 실제로 투표에 참여하는 IOC위원 수는 95명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FIFA 회장인 후앙 아벨랑헤 브라질 종신직IOC 위원(95세: 1916년 5월8일생)은 다음 주 남아공 더반 IOC 총회에 불참할 예정으로 최근 알려졌다.

                              (Joao Havelange 최장수/95세 종신직 브라질 IOC위원과 함께)

현재 IOC가 최장수 IOC 위원인 그의 축구관련 비리혐의를 수사 중인 가운데 그의 대변인은 AP 통신에 아벨랑헤 위원의 더반총회 불참이 “거의 확실”하다고 확인해 주었다. 

대변인은 95세인 아벨랑헤 위원의 불참 사유는 곧 이루어질 가족의 수술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한편 BBC 방송은 아벨랑헤 IOC 위원이 FIFA 회장 시절인 1997년 리베이트로 백만불을 받았다고 폭로했으나 그는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평창은 과거 두 차례 유치경쟁에서 1차 투표를 승리하고도 2차 투표에서 밀리는 현상을 반복해 왔다.

이번에 평창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어 절대적인 승리를 노려야 한다.
만약 안시가 1차 투표에서 탈락한다면 안시의 표 대부분은 뮌헨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IOC 위원들은 1차 투표에서는 예의상 표(courtesy votes)를 던지는 경우가 있다. 
즉, 1차 투표에는 탈락이 확실한 후보도시에 투표함으로써 해당 후보도시가 (너무 적은 표를 얻어) 민망해지는 상황을 모면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 그것이다.
그 도시가 탈락된 다음 차수의 투표에서는 “진심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경향이 보인다.


후보도시가 많을수록 이러한 경향이 커지지만, 이번 투표에서도 이런 경향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에도 그렇다면 안시가 1차에서 동정표를 얻게 되겠고, 만약 안시가 충분한 동정표를 얻을 수 있다면 1차 투표에서 뮌헨이나 안시를 제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만약 안시가 탈락한다 해도 안시에게 던져졌던 이들 동정표는 최종 투표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그들이 유럽 개최를 원하고 평창의 역전패 역사가 반복된다면 동정표는 뮌헨으로 향할 것이다. 

여기서 유치후보도시들의 기술적인 측면은 거론하지 않았는데, 이는 기술적인 내용이 현 시점에는 더 이상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순간에 필요한 것은 후보도시들의 로비와 정치력, 비지니스이며, 이어서 올림픽유치드라마가 시작되는 것이다. 


2016년 하계올림픽개최도시 선정 1차 투표결과 막강 유력후보였던 미국위 시카고가 예상치 못하게 맨 꼴찌를 하여 탈락될 때 자크 로게 IOC위원장은 적잖이 당황하였으리라.


원래 1차 투표에서 탈락되는 도시가 나오면 자크 로게 IOC위원장은 담담한 어조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곤 하였다.

"We have no winner at the first round voting. Slazburg is elimininated"(1차 투표에서는 승리자가 없군요. 잘츠부르크가 탈락/ 제외됩니다.)

그러나 시카고의 경우는 말투가 전혀 달랐다. 예우하는 기색이 역역하였다.
 

“The City of Chicago having received the least amount of votes will not participate in the next round.” (시카고 시가 가장 적게 득표하였으므로 다음 투표에는 참가하지 않습니다.)

당시 시카고의 꼴찌 탈락소식을 접한 미국 CNN방송의 앵커는 믿기지 않는다느 투로 더듬거리기도 하였다.
 

“Chicago is out?  Chicago is out?  Chicago is out?  Madrid is still in?  Tokyo is still in?  Wait a minute.  Chicago is out?” (시카고가 떨어졌다고? 시카고가 떨어진거야? 시카고가 떨어진거냐고? 마드리드는 아직 붙어 있어? 도쿄도 그대로 남아 있고? 잠깐. 정말 시카고가 나가 떨어진거야?)


Posted by 윤강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