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Gate몰락(沒落)상황에 처했던 과거 국제스포츠계 스위스 거물 Blatter FIFA회장의 현란한 내공과 화술 및 어록 재조명]
2015년 IOC 및 막강한 Bach IOC위원장을 면전에서 공격하고 나서 그 후 폭풍(後暴風)감당이 안되어 재선 한달 여 만에 4년 임기의 SportAccord회장 직을 스스로 사임한 Marius Vizer 국제유도연맹(IJF)회장의 말실수 논란이 떠오릅니다.
유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사수를 위해 힘의 대결에서 열세인 Vizer IJF회장은 이후 근신하는 마음으로 처세해 오다가 6년 6개월만인 지난 2021년 11월6일 아제르바이잔 Baku개최 유도 Grand Slam 대회 참석 직전 스위스 Lausanne IOC본부인 Olympic House를 찾아가 공식적으론 IOC-IJF상호협력논의를 한 것으로 보도자료에는 나와 있지만 판단컨대 실상은 비공식 사과 방문을 함으로 지난 날의 오래된 원한(怨恨)의 앙금을 일단락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Marius Vizer IJF회장과 Thomas Bach IOC위원장/2021년 11월6일 Olympic House)
2015년으로 다시 돌아가 Marius Vizer舌禍이후인 5월29일에는 2015년도 FIFA총회에서 경쟁후보인 요르단의 Prince Ali를 133:73으로 꺾고 생애 5번 째 4년 임기의 FIFA회장에 재선에 성공했던 Sepp Blatter회장이 당선 된지 단 나흘 만인 6월2일 켭켭이 쌓여 왔던 FIFA 내부의 내우외환(內憂外患)으로 ‘울며 겨자 먹기’(grudgingly) 심정으로 사임 발표를 한 것이 벌써 7년 전이 되었습니다.
(2015년 Sepp Blatter회장의 5번째 왕좌 임기 당선직후 4일 천하)
사임을 결심하게 한 직격탄은 2015년 FIFA총회 전날을 기점으로 취리히에서 스위스 경찰이 14명에 달하는 FIFA임원들 및 스포츠 마케팅 관계자들을 급습하여 그들 중 7명을 긴급 체포한 사건과 미국 FBI와 미국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가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있는 십 수년 간 진행된 것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FIFA의 US$1억5천만 불(약 1,650억 원 상당) 뇌물 및 부패 스캔들(전자통신 사기/wire fraud, 탈세/tax evasion, 돈 세탁/money laundering 등의 혐의) 조사 등인데 FIFA의 총체적 비리에 대한 책임과 위기의식으로 그 핵심층에 있는 FIFA회장으로서 돌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2015년 당시 Blatter회장(79세)은 6월2일 깜짝 기자회견에서(in a surprise press conference) FIFA는 ‘가장 이른 시기’(at the earliest opportunity)에 FIFA임시총회를 열어 새로운 FIFA회장을 선출할 것임을 공표하였습니다.
(FIFA화상총회장면 및 Blatter회장 후임 현 FIFA회장인 Gianni Infantino)
그는 새로운 회장 선거 시까지는 FIFA회장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지만 회장 출마는 자제 하겠노라(he will not stand)고 언급하였던 바 있습니다.
그는 성명서를 통하여 “FIFA회원국 대표들로부터 위임 권을 부여 받고 있긴 하지만 우리 모두가 FIFA에서 일한 것만큼 축구와 함께 살고, 숨쉬며 사랑하는 팬들과 선수들과 클럽들과 그 밖의 사람들을 총망라하는 전체 축구세계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았다는 느낌을 느낄 수 없으므로 차후 임시총회에서 회장 권한을 내려 놓기로 결심하였으며 새로운 선거시기까지는 FIFA회장으로서의 내 기능을 계속 행사 하겠노라”(While I have a mandate from the membership of FIFA, I do not feel that I have a mandate from the entire world of football—the fans, the players, the clubs, the people who live, breathe, and love football as much as we all do at FIFA. Therefore, I have decided to lay down my mandate at an extraordinary elective congress. I will continue to exercise my functions as FIFA president until that election)고 사임이유를 밝힌 그의 절묘한 처세술이 기억에 떠오릅니다.
그는 FIFA내부에 ‘뿌리 깊은 구조적 변화’(deep-rooted structural change)의 필요성을 예시하였는데 제도적인 기회가 대륙 별 연맹들보다는 FIFA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그는 FIFA회장과 FIFA집행위원들에게 임기제한(term limits)을 권고하고자 한다고 첨언함으로 본인이 개혁을 주도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절묘한 내공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4선고지를 정복한 바 있던 Blatter 前 FIFA회장은 "손자병법"의 달인이었습니다.
국제 스포츠 계에서 그의 능수능란한 외교술과 처세술을 따를 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은 치밀한 계산과 구상에 근거하고 있었습니다. 故 Jacques Rogge 前 IOC위원장도 재임 당시 현실적으로 그의 "영향력"(?)에서 벗어 나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1)상대방의 약점과 (2)주변의 상황 그리고 (3)인간 심리를 절묘하고 시의적절 하게 적재적소에 구사하고 있는 손자병법 운용의 달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Blatter 前 FIFA회장, 그의 화술과 어록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지난 2015년 5월31일 제61차 FIFA총회 개회식에서 였습니다. 총회 개최장소는 취리히 Hallenstadion이었으며 그는 참석한 세계각국 208개 회원국 1,300 여명이 운집한 자리에서 FIFA회장으로서 개회사를 하였다. 그의 개회사는 단순히 축구 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 만연할 위험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날리면서 시작되었습니다.
“I thought that we were living in a world of fair play and discipline and I must say that this is not the case any longer.” (우리는 페어 플레이와 규율이 지배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더 이상 그렇지만은 않다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다.)
이 말은 세계 축구를 지배하고 있는 거대 기구인 FIFA를 뿌리까지 흔들어 놓고 있는 뇌물과 부패 혐의의 연장 선상에서 외부에 드러난 현상을 표출한 것이었습니다.
114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FIFA란 기구에 대하여 거침 없이 유쾌할 수 없는 문구로 그의 개회사는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The foundation of the FIFA pyramid is suddenly not on its base and there is a danger.” (FIFA 피라미드의 근간이 갑자기 흔들리고 있는 기조이며 위험이 감지되고 있다.)
“So tomorrow, at the opening of the congress I will speak to you on the dangers lurking to football and how we can fight and react to this threat or danger to make sure our sport, the most universal in the world, may also play its role in bringing people together in the future.” (따라서 내일 FIFA총회 회의 벽두에 축구에 침투한 위험요소들에 대해 여러분께 거론하고자 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세계 전체에 가장 보편적으로 보급된 우리 스포츠인 축구가 미래에 세계 만민을 모두 한자리에 끌어 모으도록 지속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이야기 할 것이다. 이를 보다 확고하게 하기 위해 이러한 위협과 위험에 대처하고 투쟁하는 방법에 대하여도 거론할 것이다.)
이러한 Blatter회장의 위기감 조성 발언은 손자병법 중 ‘혼전 계(混戰計)’<적이 혼란한 와중을 틈타 승기를 잡는 전략> 제24계 ‘가도벌괵(假途伐虢)’<기회를 빌미로 세력을 확장시키는 전법>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그의 심리 전술은 다음 날 단독출마 회장 선거총회에서 그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 내는 공감대와 위기탈출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준 바 있었습니다.
D-day인 다음 날인 2015년 6월1일 아침 FIFA총회 회의가 시작되자 회장으로서 모두발언(冒頭發言)을 통하여 그는 FIFA내부로부터(FIFA from within) 부패척결에 대한 그의 소신을 재천명하였습니다.
(1) “We have been hit and I personally have been slapped.” (우리 모두는 한 방 먹은 것이고 나는 개인적으로 뺨을 맞아 온 것임.)
(2) “We have made mistakes but we will draw conclusions with the lessons learnt.”(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잘못한 것이지만 교훈을 배웠고 그에 따라 우리 함께 결론을 도출할 것임.)
(3) “I am the captain weathering the storm.” (나는 이러한 폭풍을 잠재울 책임을 맡고 있는 선장 임.)
(4) “Reforms will be made and not just touch-ups but radical decisions.” (개혁은 이루어 질 것이며 단순히 수박 겉핥기 식이 아닌 급진적 결정사항들로 단호할 것임.)
(5) “We must do something because I don't want ever again the institution of FIFA to face a situation which I must say is undignified.”
(우리는 뭔가를 반드시 해내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FIFA란 기관이 불명예스럽고 수치스러운 상황에 다시는 처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임.)
FIFA의 투명성과 보다 나은 지배구조(better governance)에 대한 요구에 대하여 그는 부패 무관용(zero tolerance)과 FIFA윤리위원회 조직과 기능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1)검찰(prosecution)기능 기구와 2) 판결(judgement)기능 기구로 개편할 것을 제안하기도 하였습니다.
(6) “Where does all this evil come from that is now in FIFA?” (지금 FIFA내에서 횡행<橫行>하고 있는 이 모든 악은 도대체 어디서 오고 있는 것인가?)
(7) “It has to do with the popularity of the world cup.” (그것은 바로 월드컵이 그만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반증 임.)
(8) “Wave of accusations, allegations and criticisms... and they are still coming. It is our duty to react.”
(고소 고발, 혐의 주장, 비난... 이런 것들이 아직까지도 난무하고 있는 바 대응책을 내는 것이 우리의 의무임)
이때 Blatter회장은 향후 월드컵 개최국 선정방식 변경 계획을 선포하였습니다.지금까지 24명의 FIFA 집행위원들이 선정권을 쥐고 있음으로 해서 용이했던 투표 뇌물 로비를 힘들게 하기 위해 208개국 회원국들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계획을 추진할 뜻을 비추었습니다.
이러한 발상은 2018년(Russia) 및 2022년(Qatar) 월드컵 개최국 선정과 관련 당시 8명에 해당하는 FIFA집행위원들이 비리에 연루되어 곤혹을 치르고 있었고 이들 중 2명은 활동금지 처분이 내려진 데 대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보였습니다.
(9) “The intention is to give more power to the national associations.”
(그 취지는 회원국 축구협회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자는 것임.)
(10) “In the future, the organization of the World Cup will be decided by the FIFA Congress. The Executive committee will create a shortlist but will make no recommendations, only a list. And the congress will decide on the venue.” (향후, 월드컵 조직은 FIFA총회가 결정할 것이다. 집행위원회는 결선 진출 후보국 명단만 상정하되 추천을 하지 않을 것임. 그리고 나면 총회에서 개최국을 결정하게 될 것임.)
이러한 개최국 결정 방식은 당시 IOC위원이기도 했던 그가 IOC의 올림픽개최도시 선정방식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자명 하였습니다.
(11) “We must stop all these ugly allegations and insinuations of cheating left, right, and centre. Our credibility and the reputation of all of us is at stake.”
(우리는 이러한 추악한 혐의주장, 좌우 중앙 전방위에 걸쳐 속임수암시행위 등을 근절해야 함. 이것에 우리 모두의 신뢰도와 평판이 달려있는 것임.)
당시 Blatter회장의 의중은 FIFA월드컵 개최국 결정권한을 24명의 집행위원회 대신 208개국 회원국들에 부여함으로써 집행위원회의 힘을 약화 시키고 로비 부정부패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지표명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총회에 작은 권한을 주고 FIFA 조직 전체를 통째로 장악하려는 고도의 전법으로써 손자병법 ‘공전 계(攻戰計)’<자신을 알고 적을 안 다음 계책을 모의하여 적을 공격하는 전략> 제16계 ‘욕금고종(欲擒故縱)’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풀어 주는 전법>과 ‘혼전 계(混戰計)’ <적이 혼란한 와중을 틈타 승기를 잡는 전략> 제20계 ‘혼수 모어(混水摸魚)’ <물을 흐려 놓고 고기를 잡는 전법>을 완벽하게 구사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12) “We are gathered here today in unity and solidarity. We all know that FIFA ship is in moving waters, I might even say troubled waters. But I think this ship must be brought back on the right route and I am the captain of the ship. It is my duty and responsibility to get back on the right route but I can do it
with you, the 208 national associations. I am certain that you will follow so that settle all our problems inside FIFA, either by the necessary instruments for control and governance or by strengthening what we already have.” (우리 모두는 오늘 이곳에 단합과 결속 하에 함께 자리하고 있음-우리 모두는 FIFA란 배가 흘러가는 물살에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것도 험한 물살이라고 할 수 있겠음-하지만 이 배가 올바른 항로로 항해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하고 나는 이 배의 선장 임-이 배를 정상 항로를 통해 제대로 항해하도록 하는 것이 내 의무이자 책임이지만, 이 일은 208개국 회원국 협회 여러분들과 함께 라야 해 낼 수 있음-나는 여러분 모두가 동참 하리라 확신하고 있음-그래야 FIFA내부의 모든 우리 문제가 해결되는 것임-통제와 지배에 필요한 수단을 동원하든지 아니면 우리가 이미 갖추고 있는 조직을 강화하든지 해야만 하는 것임.)
이 말의 행간을 잘 살펴보면 손자병법 중 ‘승전 계(勝戰計)’<아군의 형세가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을 때 말을 타고 적을 압도하는 작전> 제 1 계 ‘만천 과해(瞞天過海)’<하늘을 가리고 바다를 건너는 전법>을 유효 적절히 구사하여 자기자신의 위상강화와 FIFA조직 장악의 포석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뉘라서 감히 당시 Blatter회장의 기기묘묘한 용병술을 깨뜨릴 수 있었겠습니까?
Blatter회장은 4선 회장에 회원국들의 절대적 지지로 당선되고 나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습니다.
(13) “Today something marvelous happened. I'd simply tell you I'm deeply moved and honored. It's a challenge, a new one for me, and I accept it.” (오늘 불가사의한 뭔가가 일어났음-난 엄청나게 감동 받았고 영광스럽다고 여러분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마음 임-이것은 도전이며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 임-그리고 난 이 도전을 받아드리는 바임)
(14) “I thank you for your trust and confidence from the bottom of my heart.
Our pyramid is intact, the base, the foundation is strong and together we have four years to continue on our path and do our job.
We will put FIFA's ship back on the right course in clear, transparent waters.
We need some time to do it, but we shall do it.” (난 여러분이 내게 보여준 믿음과 신뢰에 대하여 마음속 깊이 감사드리는 바임-우리의 피라미드는 온전하며 우리의 근간, 기초 또한 건실 하므로 우리의 행로를 지속하면서 우리의 직분을 다할 4년이란 세월이 주어진 것임-우리는 FIFA란 배를 맑고 투명한 물살이 흐르는 정상 항로로 돌려 놓을 것임-우리는 그 일을 수행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반드시 그 일을 이루어 낼 것임)
전화위복(轉禍爲福)의 달인 Blatter회장은 그야말로 손자병법 중 ‘패전 계(敗戰計)’<상황이 가장 불리한 경우 열세를 우세로 바꾸어 패배를 승리로 이끄는 전략> 제35계 ‘연환 계(連環計)’<여러 가지 계책을 연결시키는 작전>로써 위기와 위험과 위협요소들을 모두 지혜롭게 잠재우고 향후 4년간 ‘세계축구 계의 황제’ 로서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 바 있었지만 그의 運이 다했던 것인지 현란한 화술에 의한 심리 작전도 국제적 흐름과 대세를 거슬리지는 못하고 당선 4일 만에 FIFA 5선회장 권좌에서 물러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