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외교현장이야기실록67편(스포츠외교는 안면 장사)]
「스포츠외교는 안면장사」라는 진리 아닌 진리가 스포츠외교의 성격을 가장 효과적이고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물론, 안면이 잘 통하면서 영어 등 외국어 구사능력이 수준급이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인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역대 한국 IOC 위원을 역임한 분 가운데 故 장기영 박사는 영어가 결코 수준급은 아니었지만 동료 IOC 위원들 사이에서 가장 존경받고 인기있고, 신뢰감을 주는 국제 스포츠외교통으로 한국스포츠외교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인물이었다.
그러한 예는 지금도 즐비하다. 각 경기단체 인사들 중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힘깨나 쓰고 잘 통하는 분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이분들도 처음에는 영어 등 외국어 구사능력이 수준급이었던 사람들은 아주 드물며 오히려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활약함으로서 실전용 외국어 실력이 갈고 닦여 자기고 모르게 늦깎이 외국어 구사자들로 변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운용 박사가 대한체육회장/KOC 위원장 재직시절(1993~2002) 필자는 국제부장, 국제사무차장으로서 모시는 입장으로 국제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 함께 활약했었다. 어느 날 김박사께서 필자에게 “본인은 미국에서 박사학위도 했고 영어 등 외국어에 관한 한 아무런 불편이 없을 정도인데도 국제 스포츠 회의에 참가하기 시작하여 10년 지나니까 겨우 귀가 뚫리고 입이 트이더라”라고 술회한 적이 있었다.
(김운용 IOC부위원장 겸 KOC위원장과함께)
2005년 5월 김운용 IOC부위원장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IOC위원 직을 사임하고 나자 IOC에서 유일하게 활동 가능하였던 한국 IOC 위원 이건희 삼성그룹회장과 IOC 위원 선출 동기생인 북한의 장웅 IOC 위원 겸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기간 중 필자가 주선한 조선일보 등 한국 일간신문 특파원들과의 인터뷰에서 「스포츠 외교 전문가 양성」과정을 일본의 「스시 전문가」의 그것에 비유하여 설명하였다.
“스시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 10년간은 초밥을 손바닥 안에서 적절히 뭉치는데 전념해야 하고, 그 후 5년에서 10년간은 회를 적절한 두께로 뜨는 기술을 연마하며 그 후 15년 내지 20년의 초밥 위에 회를 얹는 기술을 연마하는 기간을 지내야만 비로소 스시 전문가로서 인정받게 되는 것처럼 스포츠 외교 전문가를 키우려면 국제 스포츠 무대에 15년 이상 꾸준히 내보내서 정성 들여 투자하고 관리해야만 가능하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북한 장웅 IOC위원과 함께)
한 국가의 산림녹화사업을 예로 들면 키 크고 우람하게 자란 나무 몇 그루를 옮겨 심어 당장 그늘 만들고 산을 덮을 수는 있지만 바람과 벼락을 맞으면 뿌리 채 뽑혀 죽어버려 산림녹화사업이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1984년 Mexico City개최 ANOC총회 KOC회의 대표들/좌로부터 김세원대사<KOC부위원장>, 최만립 KOC부위원장 겸 명예총무, 필자)
반면에 될성부른 묘목을 선별해서 산 전체에 골고루 심고 정성스레 관리해 울창한 숲으로 가꿀 경우 산림 백년대계가 보장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스포츠외교 미래 군단을 양성하려면 단발마적, 실적 위주의 비효율성, 사후활용도가 미미한 외국어 연수과정을 중심으로 제한된 스포츠외교원 양성 계획보다는 KOC 국제업무전담 실무직원들과 가맹경기단체 국제업무 담당 직원들, 그리고 국제대회 메달리스트를 포함한 선수 및 경기 인들 중 분야별 스포츠외교요원 꿈나무 자원으로 선별하여 이에 상응하는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를 통한 중장기 인재양성 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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