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외교 O.S.T. (Olympic Story Telling) 제1편 (세계를 움직이는 스포츠 계 큰 별들: 故 이건희 IOC위원 겸 삼성그룹회장)]
오늘부터 연재하는 이야기는 필자가 첫 번째 저서로 2006년에 발간한 국제스포츠외교동향 현장이야기인 “총성 없는 전쟁”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세계를 움직이는 스포츠 계의 큰 별들(故 이건희 회장 편)]
-연부 역강(年富力强) 故 이건희 회장(Incredible Chairman Kun Hee Lee/Olympic Top Samsung Power)
*IOC가 발행한 IOC 위원 별 신상 명세서(biographies)에 보면 한국의 이건희 IOC 위원(삼성그룹회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소개되고 있다.
[이건희(Kun Hee LEE)]
1.선출 연도(Year of Co-option) : 1996년
2. 국적(Nationality): 대한민국/Korea/Coree(KOR)
3. 생년월일(Born): 1942년 1월9일
4. 결혼 및 자녀(Marital Status & Children): 기혼(자녀 4명)
5. 학력(Education):
- 일본 와세다 대학교 경제학부 졸업
-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학석사(MBC)
6. 사용언어(Languages): 한국어, 영어
7. 경력(Career)
- 중앙일보 및 동양방송(삼성그룹 계열사) 전무이사(Executive Director 1968-1978)
- 삼성그룹 부회장(Vice Chairman 1978-1987)
- 삼성그룹 회장(Chairman 1987-현재)
- 전경련(Federation of Korean industries) 부회장 역임
- 한-일 경제협의회(Korea-Japan Economic Committee) 부회장 역임
- Member of Korea-US Wisemen Council
- Director of the Korean Youth Association
- 일본 와세다 대학 한국인 동창회(Korean Alumni Reunion) 부회장
8. 스포츠 활동(Sports Practiced): 레슬링
9. 스포츠 행정(Sports Administration):
- 대한레슬링협회 회장(1982-1997)
- 대한레슬링협회 명예회장
-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1982-1992)
- 대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1993-1996)
- 대한올림픽위원회 명예위원장
10. 서훈(Distinctions):
- 대한민국 체육훈장 다수 수여자(Recipient of several national athletics awards)
- 올림픽 훈장(Olympic Order 1991)
11. IOC 위원:
- 1996년부터 IOC 위원
- IOC 문화분과위원(1997)
- IOC 재정분과위원(1998-1999)
이건희 회장의 특징을 3자로 줄이면 “靜中動”이다. 필자가 이건희 회장과 정식으로 처음 인사를 나눈 것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대회 시작 전 개최된 제116차 IOC 총회 개회식 리셉션 장에서 였다. 이 회장은 IOC 위원들 중 가장 영향력 있고(most influential) 가장 대화하고 싶어 하는(most popular) 세계 스포츠계 지도자들 리스트에 등재되어 있는 관계로 이 회장이 나타나는 자리에는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이 운집하곤 한다. 아테네 IOC 총회 개회식 리셉션 장에서도 예외 없이 IOC 위원들을 포함한 많은 국제스포츠계 인사들이 이건희 회장의 눈도장을 찍으려고 붐비고 있었다.
필자는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VIP 초청 게스트로 초청받아 IOC 총회개회식뿐만 아니라 리셉션 장에도 초대받아 22년간 알고 지내고 있는 100여 명의 IOC 위원들과 함께 일일이 인사와 악수와 유머 섞인 덕담 등을 나누면서 스포츠 외교의 장으로써 활용하고 있었다. 그 중 장웅 북한 IOC 위원, 박용성 IOC 위원에게도 인사와 대화를 나누고, 리셉션 장 이동 중 삼성의 김준 전무를 만났다. 김준 전무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비서실 팀장으로서 능력 있고 덕망 있는 삼성그룹의 알짜배기 최고 핵심 멤버 중 한 명으로 정평이 나있다. 평소 필자의 스포츠 외교활동에 관심과 격려를 해주었던 김준 전무가 “이건희 회장님께 인사 한번 드리시죠.”라고 필자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필자는 22년 동안 국내외 주요 스포츠행사 시 수십 번도 더 만났으나 여러 가지 정황으로 정식 인사를 드린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인지라 그러고 싶었지만 김준 전무에게 “이 회장께서 많은 분과 인사를 나누고 계시니 조금 한가해 질 때 소개해주시면 인사드리겠다.”라고 하고, 그 자리에서 얼마간 기다리다가 그야말로 22년 만에 정식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겸 IOC 위원과 악수를 나누고 인사도 드렸다. 물론 김준 전무의 소개와 함께. 이 회장 곁에 서 있던 홍라희 여사도 빙긋이 눈으로 필자에게 부드러운 인사를 건넸고 필자도 목례로써 인사를 대신했다.
(평창2014동계올림픽유치과정에서 IOC평가위원회 평창현지실사방문 시 이건희 회장과 함께)
그리고 2005년 7월 초 제117차 IOC 총회가 개최된 싱가포르 IOC 총회장에서 다시 만나 지금은 Made in Samsung이 Made in Korea를 대신하고 있다는 말과 함께 필자가 2014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국제사무총장으로 일하고 있는 것과 중국 국립인민대학 객좌교수로 임명된 사실을 알려드리자 이 회장께서는 반갑게 웃으며 악수를 청했고, 한참 동안 올림픽과 태권도의 정식종목 채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이건희 회장이 IOC 위원에 선출된 것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개회식에 앞서 개최된 제105차 IOC 총회에서다. 당시 이건희 회장과 동반 선출된 IOC 위원 동기생들로는 북한의 장웅 IOC 위원 겸 ITF(국제태권도연맹) 총재, 파키스탄의 Syed Shahid Ali IOC 위원, 스칸디나비아반도 스웨덴의 Gunilla Lindberg 여성 IOC 위원(현재 IOC 부위원장) 겸 스웨덴 NOC 사무총장 겸 ANOC 사무총장, 남미 우루과이의 Julio Cesar Maglione IOC 위원,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Tomas Sithole IOC 위원(IOC 집행위원 겸 WTF 부총재를 역임하다가 현재는 IOC 국제협력국장으로 변신함), 미국의 George Killian IOC 위원 겸 당시 국제농구연맹(FIBA) 회장, 네덜란드의 Hein Verbruggen IOC 위원 겸 국제사이클연맹(UCI) 회장 겸 GAISF 회장대행(2008년 올림픽 후보도시 IOC 평가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위원인 필자와 평가활동기간 동안 동고동락했었고 많은 에피소드를 함께 만들어 낸 바 있음), 이태리의 Ottavio Cinquanta IOC 위원 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 스페인의 왕족출신인 S.A.R. Infante Dona Pilar de Borbon IOC 위원 겸 국제승마연맹(FEI) 회장, 프랑스의 Guy Drut IOC 위원 겸 당시 프랑스 청소년체육장관, 그리고 중국의 Shengrong Lu 여성 IOC 위원 겸 당시 국제배드민턴연맹(IBF) 회장 등 총 12명이 동시에 1996년도 신임 IOC 위원들로서 함께 선출되었다. 필자는 이들 중 11명의 IOC 위원들과 각별하고 두터운 친분을 쌓아왔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건희 IOC 위원은 1996년도 IOC 위원 동기생들 중 필자와 인사를 나눈 12번째 IOC 위원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들 중 장웅 북한 IOC 위원은 필자와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22년간 IOC 총회, ANOC 총회, OCA 총회, 아시안게임, 올림픽대회 등을 통해 가족 이상의 믿음과 신의가 형성되어 있는 국제 스포츠계 지도자들 중의 한 명이며, 영어와 러시아어가 능통한 북한 체육계를 대표하는 국제 스포츠 외교통이다. 필자가 2004년 11월 11일-14일 이태리 로마에서 개최된 제10차 IOC 세계생활체육총회 참가 시 만나, 그동안 필자의 국제 스포츠외교현장이야기를 책으로 쓰고 있으니 서문 조로 글을 써달라고 부탁했더니, 자신이 소속된 IOC 생활체육위원회 회의에 늦게 가면서까지 2장짜리 글을 자필로 완성해서 필자에게 넘겨주면서 끝 부분에 국호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IOC 위원”이라고 썼는데, 남쪽 당국에서 어떻게 판단할지 모르니, 국호는 빼도 무방하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필자를 배려해주었다.
필자가 2008년 올림픽대회 IOC 평가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2001년 제112차 모스크바 IOC 총회 회의 시 우측에 위치한 단상에 앉아서 회의에 임하는 IOC 위원석을 바라다보니, 이건희 IOC 위원은 장웅 북한 IOC 위원과 바로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남북한 IOC 위원이 한날 한시에 선출되어 같이 앉아 있는 것을 보면 두 분 IOC 위원들의 인연도 보통은 넘을 성싶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대회 개회식에 앞서 개최된 제116차 IOC 총회에서도 두 분은 함께 자리를 같이 앉았다. IOC 총회 첫째 날 회의가 끝나고 IOC 본부 호텔에 함께 투숙하고 있던 필자에게 장웅 IOC 위원은 이건희 회장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건희 회장의 관상이 좋은 것은 물론이고 인간적이고 다정다감한 면을 느끼곤 한다면서, 이건희 회장이 그날 장웅 IOC 위원에게 “제가 뭔가 도와드릴 일이 없을까요?”라고 하자, 장웅 위원은 “없습니다. 거저 세 끼 잘 먹고 지내고 있고, 도와주시려거든 명분 있게 좋은 일 많이 하십시오.”라고 하면서 “제가 이건희 회장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점은 이 회장께서 인재를 아끼고 키운다는 점입니다”라고 하고서 필자 명함을 꺼내 보이면서 “잘 아실런지 모르겠지만 남쪽에 윤강로라고 있는데 국제 스포츠 외교의 아시아대륙 간판입니다. 이런 인재를 많이 도와주시구레.”라고 하면서 필자 얼굴이 인쇄된 명함을 건네자, 이건희 회장은 필자 명함을 좌우로 기울여보면서 “글쎄요, 처음 보는 얼굴 같습니다.”라고 하면서, 잘 알겠다는 제스처를 보이면서 양복 왼쪽 주머니에 필자 명함을 넣더라는 이야기였다.
삼성이 IOC 공식 스폰서(Top Partner)로 처음 참여한 것은 이건희 회장이 1996년 IOC 위원에 피선되고 난 다음해인 1997년 5월경이었다. IOC는 4년간의 올림픽대회를 주기로 Top Partnership 계약을 체결하는데, 1993년-1996년까지의 TOPⅢ를 끝내고 1997년-2000년의 TOPⅣ 파트너십 멤버로서 또 2001년-2004년, 그리고 2005년-2008년도 계속해서 무선통신기기(Wireless Communications Equipment) 분야(Category)의 독점적 권한을 가진 전 세계 올림픽 스폰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삼성이 만들면 세계 일류” 란 말은 연부 역강 하신 이건희 회장의 결단력과 예지력에 힘입어 삼성이 올림픽 스폰서(Partner) 역할을 하면서 얻어진 별칭으로 생각된다.
해외 출장 시 외국도시광고판에 자주 눈에 띄는 “Samsung Digit All(삼성은 모든 것을 디지털화 한다).”이란 문구는 시의적절하고 가슴에 와 닿는 인상적인 내용이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기간 중 IOC 위원들, 각국 NOC 위원장들, 국제연맹회장들, 202개 전 세계올림픽위원회가 파견한 선수 단장들 모두가 삼성 애니콜(Anycall) 최신식 휴대전화 겸 개인 단말기(PDA)를 자랑스럽게 품에 넣고 다니면서 유용하게 사용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했다. 그야말로 탁월한 안목의 이건희 회장 지휘하의 삼성이 올림픽운동을 지배하고 있고, 이는 대한민국의 기술력이 전 세계를 압도하고 있는 가슴 뿌듯한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2006년 과테말라 IOC총회 당시 이건희회장<사진 우-2> 및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사진 좌-2>와 김준 삼성 전무 그리고 평창2014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국제사무총장으로 참가한 필자<좌-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