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외교2021. 6. 26. 10:56

윤강로 스포츠외교관 에피소드 23(내가 만난 국제체육기자연맹(AIPS)회장들 ASPU(아시아체육기자연맹)헤게모니 역사 및 주요외신기자들)

 

올림픽대회나 각종 국내외 스포츠 행사에 언론매체의 역할이 없다면 올림픽이 50~100억 달러 규모의 범 지구촌 최대 인류 축제(The Greatest Pan Global Festival of mankind)로 승화되지 못했을 것이고, 올림픽을 포함한 모든 스포츠 행사나 대회는 동네잔치 수준에 머물고 지금과 같이 장족의 발전은 꿈도 꾸지 못했으리라.

 

스포츠 취재는 스포츠와 일반 대중간의 촉매제(Catalyst) 기능을 톡톡히 해내고 있으며 보다 나은 사회(a better society), 보다 나은 삶의 질(a better quality of life)을 선도해주고 있다.

 

과거 올림픽 운동(Olympic Movement) 3대 지주(pillars)는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 국제 경기 연맹(IF: International Federations)과 각국 올림픽 위원회(NOCs; National Olympic Committees)였다.

 

그러나 언론의 역할과 기여의 중요성이 특히 부각된 21세기에 들어서 전 세계 올림픽 및 스포츠 운동(Worldwide Olympic and Sport Movement)에 있어서 언론매체(Mass Media)가 중요하게 자리매김(positioning)함으로써 IOC, IFs, NOCs와 함께 Media 4대 중심축의 하나로서 인류의 향상 지향(improvement-orineted) 운동에 공헌하고 있다.

 

필자가 스포츠 취지기자들의 존재를 인식한 것은 1982 9월 대한체육회 당시 국제 국에 특채 되어 무교동에 있는 체육회관에서 근무하면서 공보실 옆에 있는 기자실 출입기자들이 대한체육회에 대하여 무임소 감사 내지 감찰 기능 등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부터 였다.

 

당시의 전설적인 선배 기자들의 에피소드는 일일이 다 적을 수는 없고, 다만 낭만 시대 같기도 하고, 또한 스포츠의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역할이 그만큼 지대하다고 볼 수 있으리라.

 

전 세계 올림픽과 스포츠를 관장하는 IOC와 대륙 별 국가 올림픽 위원회 연합회와 각국 올림픽 위원회가 있다면 전 세계 스포츠 취재 기자들의 이에 상응하는 조직도 공존하고 있다. 국제 체육기자연맹(AIPS; International Sports Press Association)과 아시아체육기자 연맹(ASPU; Asian Sports Press Union), 한국체육기자 연맹(KSPU; Korea Sports Press Union)이 그것이다.

 

 

당시 중국으로서는 개방화 정책을 통해 국가 발전과 중흥을 도모하려는 계획의 일환으로 대외에 내놓은 야심 찬 카드가 Beijing1990 아시아게임이었으니, 두말할 나위 없이 OCA 회장 선거는 오일 강국인 쿠웨이트에 밀려 당장에 물 건너간 상황이 되었다.

 

이렇게 해서 「타도 아시아 스포츠 마피아 작전」은 일단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듬해인 1987년에는 아시아체육기자 연맹(ASPU) 회장 선거가 있었다.

 

쿠웨이트의 알 후사이니(Al-Hussaini) 회장이 당연히 연임을 노렸다. 그러나 한국에는 막강한 ASPU 회장 후보가 버티고 있었다.

 

연세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시작해서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선수 및 주장을 맡아온 정통 스포츠인으로서 불굴의 정신력과 추진력의 소유자인 당시 조선일보 체육부장 박갑철 한국체육기자 연맹(KSPU) 회장은 말레이시아, 태국,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등 전체 아시아 체육 기자들의 강력한 지지와 일사불란한 조직력과 ASPU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Vision)을 내세워 막강했던 쿠웨이트 출신 알 후사이니 ASPU 초대 회장의 아성을 일거에 무너뜨렸다.

 

 (좌측: 당시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이기도 한 박갑철 ASPU회장<죄측>으로부터 필자는 공로패를 수여 받기도 하였다/우측: 차기 한국체육기자연맹<KSPU>회장을 역임한 박건만 경향신문 체육부장 겸 스포츠 칸 편집장과 필자가 평창2014유치위 국제총장 시절)

 

 

분명한 쾌거였다. 아시아 스포츠 언론 외교의 헤게모니(Hegemony)를 장악한 순간이었다. 아시아 스포츠 마피아 조직의 한쪽 벽이 이렇게 무너져 내렸다.

 

박갑철 ASPU 회장은 영어에 능통한 분은 아니지만 날카로운 예지력과 그때그때 닥친 상황을 잘 읽고 대처하는 순발력과 분별력이 남다르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그런 박회장과 ASPU 회의 및 AIPS(국제 스포츠 기자 연맹) 총회에 여러 번 동참한 바 있다. 현장 증인인 셈이다.

 

박회장은 영어 등 외국어가 뛰어나지 않아도 국제 스포츠 외교를 장악할 수 있다는 실증을 몸소 실천해 보여준 스포츠 언론 외교의 대부인 셈이다.

 

박회장은 ASPU 회장으로 당선된 후 1987년 세계 체육기자 연맹(AIPS) 총회를 대한민국의 서울로 유치하여 성공적으로 조직하였다.

 

필자는 당시 하정조 KSPU 사무총장(연합통신 편집국장 역임), 이원웅 KOC 전문위원, 홍종서 관장 등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AIPS 총회를 함께 조직, 운영하였다.

 

AIPS는 전세계 스포츠 취재기자들이 회원인 국제 스포츠 언론계의 공인된 최고 권위의 기구로서 당시 영국 기자 출신인 프랑크 테일러(Frank Taylor)가 회장을, 이태리 기자 출신인 마시모 델라 페르골라(Massimo Dela Pergola)가 사무총장을 맡고 있었다.

 

1993 5월초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제56 AIPS 총회가 개최되었다.

 

AIPS 회장 등 집행위원 선거가 있는 중요한 회의여서, 필자는 중국 상해에서 개최되는 제1회 동아시아 경기대회 한국선수단 섭외 임원으로 참가하기에 앞서 AIPS 부회장으로 입후보한 박갑철 ASPU 회장의 선거 지원을 하도록 당시 김운용 KOC 위원장의 지시를 받고 별도 항공 스케줄에 의해 터키 이스탄불 현지로 날아갔다.

 

 

대세 판단에 뛰어난 박갑철 AIPS 부회장 후보는 당시 프랑크 테일러 AIPS 회장과 경쟁 후보인 터키체육기자 출신이며 당시 NOC 사무총장인 토가이 바야틀리(Togay Bayatli) 현 터키 NOC 위원장과 손을 잡고 공동 연합전선을 전개하였다.

 

필자는 터키 출신 Togay Bayatli AIPS 회장 후보와 박갑철 부회장 후보와 함께 모인 전략회의 석상에서 가능한 무혈입성, 즉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승리이므로 우선, 필자가 1987AIPS 서울 총회 때부터 친분을 쌓았던 페르골라(Pergola) AIPS 사무총장과 테일러(Frank Taylor) 회장을 직접 면담해서 AIPS 회장 후보 사퇴를 종용하고 대신 명예회장으로 추대하여 예우하는 방향으로 설득하도록 하는 임무를 맡았다.

 

페르골라 사무총장은 별 이견이 없었으나 테일러 회장은 필자가 선거판 향방과 대세가 이미 기울었으니 명예롭게 퇴진하도록 간곡히 설득하자 조용히 경청하고 나서 필자의 손을 꼭 잡더니 “배려해줘서 고맙지만 사양하겠다.

 

영국인의 전통은 비록 싸움터에서 쓰러지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므로 미련 없이 결전을 치르겠다.”며 끝내 후보 철회를 하지 않았다.

 

투표 결과는 홈그라운드에서 조직적으로 표를 장악한 토가이(Togay Bayatli)가 신임 AIPS 회장에 우선 당선되었고, 이어서 치른 AIPS 부회장 선거에서는 한국의 박갑철 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경쟁 후보를 제치고 AIPS 부회장으로 당선되었다.

 

필자가 AIPS 각국 회의 대표에게 박회장 대신 영어로 유세 연설을 했지만 그 내용은 거의 박회장의 아이디어였다. 1987 AIPS 서울 총회 시부터 쌓아온 친분과 인간적 신뢰의 바탕 아래서.

 

 

하지만 ASPU의 헤게모니는 다시 쿠웨이트가 쥐고 있다.

 

2019년이래 정희돈 KSPU명예회장이 당시 KSPU회장자격으로 ASPU회원국으로부터 차기회장으로 낙점(落點)되어 있는 단계 이긴 하나 현 쿠웨이트 회장이 차일피일 미루며 이 또한 녹록치는 않아 보인다. 그래도 새롭게 선출된 양종구 한국체육기자연맹(KSPU)회장을 중심으로 밀어붙이면 따 논 당상을 놓치지 않으리라 굳게 믿고 응원한다.

 

(국제체육기자연맹(AIPS)초대 회장부터 현 회장까지(우측 사진: 필자, Sergey Bubka 우크라이나 NOC위원장 겸 IOC집행위원부부, Gianni Mero AIPS회장과 함께)

 

(상단 좌측부터: Generalissimo Massimo Dela Pergola AIPS사무총장<가운데>, 박갑철 ASPU회장<가운데>, Massimo Dela Pergola AIPS 사무총장부부<가운데>/하단: 중국체육기자연맹 임원, 박갑철 ASPU회장 겸 AIPS부회장<-2>, 필자, Gianni Merlo AIPS회장, 홍종서 KSPU사무국장, Togay Bayatli AIPS회장<-6> AIPS임원진),

 

(좌로부터 AF통신 베테랑 기자 Erskine  McClough, 프랑스 L’Equipe 지 부편집장 겸 베테랑 기자 Alain Lunzenfichter, Continental Sports편집장 겸 베테랑 스포츠전문기자 Fekrou Kidane<에티오피아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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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강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