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외교2020. 7. 2. 11:02

[스포츠외교현장이야기실록57(역사적 남북한 NOC간 스포츠교류협정 체결 성사된 부산2002아시안게임)]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스포츠외교사 측면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졌다. 북한올림픽위원회(DPRK NOC)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간의 양측 스포츠교류협정체결 성사였다.

성사가 이루어진 배경은 당시 북한 NOC서기장 조상남과 필자와의 국제회의를 통해 다져진 막역한 인간관계와 진정성 있는 막후 교섭, 특히 조상남 서기장을 박명철 북한 NOC위원장에 대한 설득에 힘 입어서 였다. 국가 간이 아니라 NOC간이라는 키워드와 이미 43개 각국 NOC들과도 교류협정이 쳬결되었음을 강조하였고 무엇보다도 그 당시 남북한 화해 분위기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남북한 NOC교류협정 체결은 남측의 이연택 대한체육회장 겸 KOC위원장과 북측의 박명철 북한 NOC위원장 겸 체육상 간에 조인 서명식을 통해 조인된 역사적 사건이 되었다. 조상남 북한 NOC부위원장 겸 서기장은 2004년 말 심장마비로 사망하였다고 한다. 이 기회를 빌어 故 조상남 북한 NOC서기장의 명복을 빈다. Rest in Peace!

류성일 북한 NOC 서기장의 뒤를 이은 인물은 故 조상남 서기장으로 1959(돼지띠) 평안북도 철산리 태생으로 필자보다는 3년 연하이며 2003 5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개최 제12 ANOC 총회 시부터 교분을 맺어온 바 있었다. 故 조 서기장도 중국어와 영어도 잘하고 활달하고, 소신과 철학이 뚜렷하고, 논리 정연하여 토론에도 능했지만 의리파이며 다정다감하기도 했다.


(류성일 북한 NOC서기장과 함께/방콕1998 아시안 게임 양궁경기장에서)

 

필자(1956년 원숭이 띠)와는 나이 연배를 따져 형님, 동생 사이로 지내기로 약속하기도 할 정도였다.

 

(故 조상남 북한 NOC부위원장 겸 서기장은 2004년 말 심장마비로 사망함/박명철 북한 NOC위원장 겸 체육상의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모습으로 2003년 말 교통사고로 타계하였다고 함)

 

2002년 부산 아시아 경기대회 참가 남·북한 선수단이 개·폐회식 공동행진(Joint Parade)과 관련 금강산에서 3차에 걸친 실무대표 회의 때 필자는 낮에는 남측 3인 실무대표의 일원에 불과했지만, 저녁만찬 테이블에선 수석대표(?)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회의석상에서는 양측 주장으로 열띤 대화가 이어졌지만 막상 만찬석상에서는 서로 서먹서먹한 사이라서 필자가 총대를 메고 분위기 메이커 겸 이런저런 화제를 꺼내고 허심탄회한 만남의 장을 연출해 보기도 했다. 故 조 서기장 고향이 평북 철산리 바닷가라서, 필자가부산 아시안게임기간 중에 다시 만나면 형님으로서 뭘 사주고 싶은데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날래 말하라우라고 이북 사투리로 묻자, 故 조 서기장은기라면 이왕이면 털게가 먹고 싶긴 한데, 귀하단 말씀이야, 가능 하갔소?”라고 받아들였다.

 

부산 아시안게임 기간 중, 부산 롯데호텔에서 오찬을 겸한 남·북한 NOC협의회의 시작 전에 필자는 평소에 비교적 친분이 두터웠던 박명철 북측 NOC위원장에게 지난날 금강산 회담 시 이야기를 상기시키면서, 털게를 대접해도 되겠냐고 예의를 차렸고, 박 위원장도거저 조 서기장 먹고 싶은 거라면 먹어야 되지 않캈어?”라고 장단을 맞추어 주었다.

 

그 후에도 국제회의 시 여러 번 만났고 필자가 2004년초 대한체육회/대한올림픽위원회를 명예퇴직(국제담당사무차장1)한 후 필자 걱정도 많이 해주고 인간적이고 훈훈하고 자상하게 대해주었던 조상남 북한 NOC서기장은 그 후 후배에게 서기장 자리를 물려주고 부위원장 직을 맡을 참이었다고 한다. 2004 2월 그리스 아테네 개최 제14 ANOC 총회가 끝나가는 무렵, “공석이 될 서기장 후보를 이제야 찾았다고 말하면서 환하게 웃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2004년 말 연합뉴스를 통해 그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필자는 친동생이상의 가족 중 한 명이 죽은 것 같은 아찔함과 인생의 무상함을 함께 느끼기도 하였다. 그렇게 졸지에 45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하직한 故 조상남 서기장 영전에 생전에 좋아했던 「털게」를 바치고 싶은 마음이었다.

 


Posted by 윤강로 (Rocky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