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 Verlaine의 詩 “거리에 비가 내리듯 내 맘속엔 눈물이 타고 내린다” (아르뛰르 랭보 Arthur Rimbau에게 보내는 詩)]
장마, 물난리, 강물 범람, 우리모두의 맘을 애처롭게 만드는 부동산 폭우(storm) 그리고 전세계사람들 몸과 맘을 우울하게 적시고 있는 코로나(COVID-19)(rain)로 이래저래 우리 맘속에 비가 내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P. Verlaine(폴 베르렌느)의 시 ‘거리에 비가 내리듯’의 구절 구절이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불어 제목과 가사를 그대로 직역하면 제목은 “내 맘속엔 눈물이 나를 적신다’(Il pleure dans mon Coeur)인데 우리말 번역 제목은 “거리에 비가 내리듯”이라고 제목을 붙였네요. 또한 “거리에 비가 내리듯” 이란 표현도 불어원문에는 “도시에 비가 내리듯”(Comme it pleut sur la ville)입니다. 아마도 시적 정서(詩的 情緖)를 감안하여 붙인 듯합니다.
[Il pleure dans mon Coeur…]
"거리(도시)에 비가 내리듯
내 맘 속에 눈물이 나를 적신다.
가슴 속을 파고드는
이 우울함은 무엇이런가?
("Il pleure dans mon coeur
Comme il pleut sur la ville ;
Quelle est cette langueur
Qui pénètre mon coeur ?)
속삭이듯 부드러운 비 소리는
땅 위에, 지붕 위에!
권태로움에 지친 이 가슴에는
아, 비의 노래 소리여!
(Ô bruit doux de la pluie
Par terre et sur les toits !
Pour un coeur qui s'ennuie,
Ô le chant de la pluie !)
울적한 내 가슴 속에
까닭 없는 눈물 흐른다.
뭐라고! 배신은 없었다고?
이 슬픔은 까닭 없는 것.
이유조차 모르는 무언가가
가장 쓰라린 아픔인 것을!"
사랑도 미움도 없는데
내 마음 왜 이다지 아픈지
(Il pleure sans raison
Dans ce coeur qui s'écoeure.
Quoi ! nulle trahison ?...
Ce deuil est sans raison.
C'est bien la pire peine
De ne savoir pourquoi
Sans amour et sans haine
Mon coeur a tant de peine !")
‘
“내 마음에 눈물이 흐른다” (Il pleure dans mon cœur)는 “말없는 연가”(Romances sans paroles)의 ‘잊혀진 아리에트(ariette)’ 에 3번째 시로 수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리에트(ariette)란 하나의 멜로디를 지칭하는 음악 용어인데 이 세 번째 시는 시인 자신도 명쾌하게 그 색체를 부여하거나 해소할 수 없는 우울, 내지는 고통에 대한 변주곡이라고 합니다.
빗물이 지닌 투명한 속성과 유연한 시행이 결합되어 권태의 포로가 된 한 영혼이 느끼는 공허한 감정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합니다.
각 4행의 4절로 구성된 시는 그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여 비와 눈물 (불어의 pleut<3인칭 단수> 와 pleure<3인칭 단수>의 음성적 유사성에 주목) 이라는 즉각적인 연관성 위에서 이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베르렌느에게서 흔히 목격하는 바처럼 이 또한 합리적 이성에 선행하는 우울이 문제라고 합니다.
마지막 두 행에서 확인하는 것처럼, 시는 완전한 자포자기 도무지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는 무능력을 고백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데, 작가는 비와 권태 (pluie, ennui)의 평범한 짝짓기로부터 시작하여 알 수 없는 슬픔에 대해 느끼는 유연한 감정을 멋진 음악성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메모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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