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외교2024. 7. 30. 10:49

[역대올림픽에서 남북한 호칭과 명칭 혼동 프로토콜 실수에 얽힌 숨겨진 이야기]

 

 

해방 후 1947년 대한민국이 정식으로 수립(1948815)되기 1년 전 한국은 1948Saint Morris동계올림픽과 London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하여 IOC의 요구사항을 천신만고 끝에 겨우 충족시킨 다음에 스톡홀름 개최 제40IOC총회에 대표를 보내 NOC로 가입을 해야했습니다.

 

이때 조건부 NOC로 승인된 KOC(Korean Olympic Committee)는 북한에 대한 IOCNOC승인이 없었음으로 한반도 올림픽운동의 구심점이 된 셈입니다.

 

승인 당시 등록된 국호가 “KOREA” 였으므로 이날 이후로 대한민국은 올림픽 참가에 있어서 Republic of Korea 가 아니라 Korea이고 그래서 한국에 대한 영문 약칭은 “ROK”가 아니라 “KOR”로 표기하게 되었으며 그러한 프로토콜은 Paris2024올림픽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Paris2024올림픽 개회식 한국선수단의 船上 퍼레이드 당시 “Republic of Korea”는 잘못 된 것이지만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의 영문 명칭이므로 향후 IOC 및 대회조직위원회(2026Milan-Cortina동계올림픽)와 별도의 호칭 관련 재 정리를 할 필요가 있음을 상기시켜 드리는 바입니다.

 

아래 내용을 필자의 첫 저서인 총성 없는 전쟁”(2006년 발행)에 실린 대한민국 호칭 및 태극기와 관련 된 글입니다:

 

 

 

필자는 1984LA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Salt Lake City 동계올림픽대회까지 한국선수단 조사 단장, 선발대장역할을 하여 왔다. 실무를 잘 꿰고 있고 선수단의 요구사항과 조직위원회의 실상을 잘 알고 있으며 각종 선수단장회의에 참석하여 우리의 요구사항을 관철하면서 쌓아온 경험이 무엇보다 큰 자산이었다.

 

올림픽 김치를 향후 올림픽대회 올림픽선수촌 공식메뉴화 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룩한 자랑스런 스포츠외교의 쾌거라고 볼 수 있겠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선발대장으로 선수단 본진에 앞서 바르셀로나 현지에 도착하였다.

 

선발대의 주요 임무로는 크게 본단현지도착에 앞서, (1)제반 수속 및 편의 사항 사전 확보를 위한 Barcelona1992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COOB '92) 각 부서 책임자 등과의 업무별 협의, 구체적으로 (1)참가선수 임원에 대한 일자 별 입 출국에 따른 수송수단 및 수성 경로 등 세부 관련 사항 재확인 및 (2)올림픽선수촌숙박배정 관련사항, (3)AD(Accreditation) 카드 발급은 물론, (3)종목 경기 별 세부종목 출전 개인 선수 별 시합 출전을 최종 확인해 주는 엔트리 제출과 그에 따른 변동 및 추가사항을 비롯하여 (4)사전에 제출한 한국선수단국기, 국가, 호칭(Korea) 등에 따른 의전 (Protocol)사항 확인, (5)대회참가 및 선수단 격려차 현지에 도착하는 모든 한국 VIP에 대한 제반사항확인, (6)한국선수단에 배치될 차량 및 차량 스티커(VAPPS) 발급 등과 (7)관련된 수송문제 등등에 대하여 타선수단보다 유리한 대우를 받기 위한 본격적인 실무협의를 가졌다.

 

 

특히, 올림픽 대회 시마다 각국 선수단의 요구사항인 AD 카드 발급에 따른 각종 혜택코드부여와 관련하여서는 장장 5시간에 걸친 끈질기고 우호적인(?) 협상 끝에 한국선수단본부임원 거의 전원에 대하여 파격적인 코드(: 무한대->전 경기장 출입 허용) 입력 특전을 부여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혜택은 그 동안 IOC와 세계각국선수단장 연석회의에서 필자의 족집게 질문과 제안사항 등을 청취한 대회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의 존중과 우호적 반응의 결과였다고 추정된다.

 

이러한 유리한 AD카드 경기장출입허용코드(Venue Access Code) 부여는 그 뒤로도 계속되어 필자는 한국선수단과 KOC내에서 특히 그러한 면에서 필자의 스포츠외교력과 국제스포츠계 친화력 등을 인정해 주는 것 같았다.

 

또한, 물리치료사(Physiotherapist)들에 대하여서도 전 경기장() 및 전 경기장 전 지역(1,2,3) 출입 코드(Venue Access Code)를 인정받아, 모든 종목 매 경기 시 해당 경기장의 플로어(floor)까지 접근할 수 있어 한국 선수들의 경기 중 부상 시 자유롭게 선수들에게 접근하여 응급처치 등을 할 수 있어, 간접적으로 한국 선수단의 좋은 성적 고양에 일조할 수 있었다.

 

714일 선발대 도착 후 18일에는 선수단 본단 1진을 비롯한 각국 선수단들이 속속 입촌(Village Entering)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따라 대회조직위원회 선수촌 행정운영본부장은 각국 선수단 입촌식행사와 관련, 협의 회의를 가졌으며, 한국 선수단의 요청에 따라, 선수단 본단 도착 다음날인 19일 오전 11시로 결정하였다.

 

 (Barcelona1992올림픽 한국선수단 입촌식 당시 대회마스코트인 Cobi와 함께)

 

 

선수단 규모에 따라 소규모 선수단들은 공동 통합입촌식을 거행하고, 한국 선수단의 경우는 단독 입촌식(flag-Raising Ceremony/ Team Welcome Ceremony)을 갖게 되어 있어. 맨 먼저 도착하여 기 신청한 덴마크 선수단과 이탈리아 선수단이 오전 10시에 합동으로, 이어 유고연방에서 독립 처녀 출전한 슬로베니아 공화국(Slovenia)과 대만이 함께 1030분에, 그리고 대한민국 선수단은 11시에 각각입촌식을 갖게 되어 참가국 172개국 중에서 5번째로 선수촌 국제국기광장에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바르셀로나 하늘 높이 게양하게 되었으며 선수촌에서의 한국 선수단의 올림픽선수촌공식체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었다.

 

 

입촌식 일자 결정과 함께 행사 전날인 18일 오전에는 KOC가 임명한 두정수 아타셰(바르셀로나 한국총영사관 영사)와 함께 입촌식 의전 절차 등을 확인한 바 조직위 측에서는 태극기 대신 북한의 인공기를 게양대에 준비하여 보여주었고, 바로 그때가 가장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따라서 의전책임자에게 이를 정식으로 항의하여, 태극기로 바로잡아 애국가 연주와 함께 태극기를 연습 게양하였다. 물론, 태극기는 사전에 KOC가 제작, 대회조직위원회 및 아타셰(KOC가 임명한 연락관)에게 송부한 문양을 근거로 대회조직위원회 측이 별도로 제작한 것이어서 다행히 잘못된 부분은 없었다.

 

국기 및 국가 그리고 호칭 문제는 입촌식뿐만 아니라, 개폐회식 및 각종 시상식에 계속 사용될 주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다음날(19) 아침 8시에 개최된 각국 선수단장/IOC/대회조직위원회(COOB'92)와의 연석회의 時 공식발언을 통하여, 이를 바로잡고 향후, 모든 공식행사 시 IOC 의전 절차에 따라 착오가 없도록 유념하여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였고, 대회조직위원회 측은 정식으로 사과하면서, 개 폐회식은 물론, 시상식을 포함한 모든 의전 행사 時 정확하게 이행하겠노라고 공식 답변하였다.

 

전 대회인 88 서울올림픽 대회를 훌륭하게 개최한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일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은 바로 우리가 아직 분단국이란 쓰라린 현실을 상기시켜 주는 안타까운 장면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2Salt lake City 2002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태극기와 인공기 혼동 공식 사과 사건]

 

2002Salt Lake City 동계올림픽은 한국선수단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사건 사고로 얼룩지기도 했던 대회였다. 시설과 조직 및 마케팅 측면에서는 탄탄(Robust)했지만 미세조정 부분에 숨겨진 착오가 있기도 하였다.

 

한국팬들에게 반칙 왕 Apolo Anton Ohno 선수가 개최국 프리미엄(?)을 이용하여 일명 Hollywood Action으로 쇼트트랙 남자 1,500m결승에서 우승한 김동성선수를 교묘히 실격 시킴으로 국제적 공분을 산 오점이 생각난다.

 

 

필자는 LA1984올림픽이래 모든 동 하계올림픽대회에 한국선수단 사전조사단장 및 선발 대장 겸 선수단장대행으로 대회 국제회의 등에 단골회의대표로 참석하여 대한민국선수단의 대변인 겸 해결사 역할을 해 왔다.

 

올림픽선수촌에 방문하는 한국인 방문객의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선수단 정식 멤버가 아닐 경우 최소 48시간 전에 방문요청양식에 명단을 기입하여 사전허가를 득해야 했다.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은 IOC위원이기에 문제가 없었지만 상대적을 많은 수행원들에 대한 방문객 신청이 문제였다.

 

선수단 별 일일 쿼터가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전에 조직위원회 실무진들과 스포츠외교력과 친분/친화력을 발휘하여 일찌감치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였다.

 

 

 (Salt Lake City 2002동계올림픽 박성인 한국선수단장과 올림픽 선수촌에서 함께)

 

 

그러한 사전방문요청 허가를 위해 각 선수단에 배포한 공식신청양식 바인더(Binder)를 받아 본 필자를 아연실색(啞然失色)하게 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이 이야기는 지면에 처음 공개하는 비화(秘話)이기도 하다. 올림픽대회에서 대한민국의 영문 명칭은 South KoreaRepublic of Korea가 아니라 “Korea”이다. 그래서 올림픽 참가선수들의 등에 부착되는 국가명표기도 ROK가 아니라 KOR인 것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한다.

 

그래서 조직위원회 올림픽선수촌에서는 한국선수단 명칭을 Korea/Coree(불어)<KOR>로 표기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만 태극기를 북한 인공기로 오기한 것이었다.

 

 

 

필자는 즉시 각국 선수단장회의에서 이를 즉각 엄중 항의 하는 발언을 하려고 하였지만 IOC관계자도 참석하였기에 조직위원회의 입장을 배려하여 조직위원회 측에 우선 구두로 항의하면서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하여 시간을 벌어 주는 한편 엄중한 사건이라 한국선수단장에게 보고하니 각국선수단장회의에서 정식 항의 하는 것이 추후 예방 차원에서도 의전절차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Kim Murley 올림픽선수촌 책임자는 필자에게 우선 구두로 사과한 후 정중하게 공식사과서한(Official Letter of Apolgy)을 보내와서 우선 너그러이 넘어가 주었다.

 

Salt Lake City 2002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측은 사과 서한 내용과 동일하게 올림픽선수촌 방문객 출입증 신청 각국 별 배당 양식 바인더 문서철 표지(Olympic Village Guest Pass Request Forms Binder Cover)를 제대로 수정 및 교체조치하여 한국선수단에 보내 주었음은 불문가지다. 역대 올림픽에서 대회조직위원회로부터 공식사과 서한을 보내준 것은 스포츠외교적 사건이라고 자부한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매일 아침 올림픽선수촌으로 사용된 University of Utah대학 캠퍼스 내 각국참가선수단장(Chefs-de-Mission)회의 장소인 대학교 강당(Auditorium)에서 열린 단장회의에서 공식 항의 발언 한 후 취해졌던 것으로 기억된다.

 

공식사과서한 및 수정 교체된 문건 철을 접수하고 다음 날 각국선수단장 회의에서 즉각적인 사과와 Feedback에 대해 감사와 함께 신속한 조치에 대하여서도 칭찬해 주었다.

 

국제관계와 스포츠외교는 일방적이 아니고 쌍방 소통 적이며 잘못을 시인하면 곧바로 인정하고 보듬어 주는 것이 국제사회의 매너가 아닐까 생각한다.

 

현재 파리에서 한국선수들이 선전을 거듭하며 승전고를 보내와 무더위에 지친 우리 국민들에게 신선한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차제에 기회가 된다면 향후 올림픽대회 참가 국가대표선수단 행정 본부임원들에게 필자의 소중한 경험과 팁을 전수하고 싶다.

 

 

*References:

-총성 없는 전쟁(필자의 첫 저서)

 

Posted by 윤강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