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세상2012. 6. 9. 10:11

 

 

<TV방영권료 협상결과의 이변>

 

서울올림픽 미국지역TV방영권료 협상과정과 결과만 보면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로서는 냉엄한 국제적 현실에 무방비한 대처로 국제사회에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버렸다.

 

서울올림픽 미국지역 TV중계권료 총액은 올림픽 사상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하계올림픽이 동계올림픽 TV중계권료보다 적게 책정되어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SLOOC)뿐만 아니라 IOC에게도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던 사상 초유의 사건이 되었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중계권을 확보하기 전 미국 ABC TV사는 1984 LA올림픽 방송중계권료조로 $2 2,500만 불이란 당시 최고의 금액을 지불하였다.

 

또한 미국 내 올림픽 주관방송사(Host Broadcaster)로서 $7,500만 불까지 추가로 지불하였다. 결국 총 $3억 불을 지불한 셈이 되었다.

 

당시 올림픽중계권을 둘러싼 협상은 언제나 국제적 음모의 발단의 계기가 되었다. 마치 고액의 판돈을 건 포커 노름과도 같았다.

 

오늘 날 지구상의 약 45억 인구가 올림픽을 보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 관중을 끌어 모으는 올림픽 자체의 마력은 FIFA월드컵축구나 슈퍼볼 프로미식축구 등 세계 그 어떤 스포츠행사와도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전 세계 TV시청자의 90%이상이 최소한 올림픽의 한 장면 정도는 보아왔다.

 

미국의 경우 올림픽 시청시간은 1인당 20시간에 이르고 일본의 경우에는 37시간에 달한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경우 호주국민의 평균 시청 시간은 49시간에 달했다고 한다.

 

전 세계 시청자들을 동원하는데 올림픽이 최고로 평가 받는다. 이것은 막강한 파워를 지닌다.

기존 공중파 TV외에 케이블 TV, 인터넷 TV 등 세분화 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의 매스미디어 시장 장악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황금알 낳는 거위다.

 

올림픽의 박진감, 순수성, 애국심, 세계최고를 지향하는 지명도와 신뢰도 만점의 스릴과 감동적인 각본 없는 휴먼드라마에 빠져 들지 않는 지구촌 시청자는 찾아 보기 어렵다.

 

올림픽은 또한 여성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끌어들이는데 있어서도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일등공신이다. 따라서 광고주들은 여성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하여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아끼지 않는다.

 

문화와 언어와 종교와 이념을 초월하는 지구촌 유일무이한 인류의 지구촌 최고 관심과 흥미거리가 바로 올림픽이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방송중계권을 놓고 1984년 1월23 미국 주요 방송 3사인 ABC, CBS, NBC의 협상대표단이 스위스 로잔에 모여들어 입찰 전쟁을 벌였다.

 

비공개 입찰방식으로 피를 말리는 경쟁을 통하여 어부지리 한 것은 IOC와 캘거리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였다.

미국 TV3사가 물고 물리는 저들 만의 자존심 싸움으로 TV방영권료 가격이 청정부지로 솟구친 결과가 도출되었다.

 

CBS $19,500만 불을 써내며 제일 먼저 물러났다. 남은 ABC NBC가 최종 격돌을 벌였다. 그들은 똑같이 $3억 불로 입찰에 참여하였다.

동전던지기로 2차 입찰에 임하지만 IOC의 조건은 $3억 불보다 최소 $100만 불 이상 높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NBC $3400만 불을 먼저 써냈고 ABC가 승리하려면 $3500만 불 이상으로 입찰해야 했다. 결국 $3 900만 불로 입찰을 결정한 ABC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ABC 4년 전 1984년 사라예보 동계올림픽 때 보다 무려 $2 1,750만 불 오른 가격으로 억지가 춘향을 이긴 바가지를 쓴 셈이었다. 이는 337% 인상된 금액이었다.

 

입찰방식을 통해 방송사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와중에 그 역효과는 낙찰된 ABC가 뒤집어썼다.

ABC는 무리수를 두었다가 결국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약 $6,500만 불의 손해를 보았다.

 

그리하여 캘거리 동계올림픽은 ABC TV사가 손해를 본 첫 번째 올림픽으로 남게 되었지만 방송사의 홍보효과, 자매 방송사 수입, 그리고 시청률 조서주간 1위를 차지함으로써 생긴 혜택 등을 고려하면 손해액은 상당히 줄어 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한편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미국지역 TV중계권료가 $39백만 불에 ABC TV에 낙찰되었고 1984 LA올림픽 이후 미국광고시장이 활황세를 타게 되자 그 규모가 동계올림픽보다 2배 이상규모의 하계올림픽인 1988년 서울올림픽은 미국지역 올림픽 중계권료가 $10억 불에 이를 것이며 최소 $6~7억 불은 호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것은 SLOOC(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Seoul Olympic Organizing Committee)측이 컨설턴트로 고용한 IMG(International Marketing Group)의 배리 프랭크(Barry Frank)가 미국과 한국의 시차로 인해 소위 미국의 황금 기간 대(Prime Time)에 주요 올림픽 종목경기 생중계방송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간과해 버린 상태에서 책정된 금액이어서 곧 문제가 되었고 또한 미국광고시장의 요구에도 부합하지 못해 올림픽 중계권료 협상 사상 최초로 같은 해에 개최되는 동계올림픽보다 액수가 적은 $3억 불로 NBC TV에 낙찰되고 말았다.

겨우 체면 유지용으로 SLOOC측이 설정한 추가발생 광고수입금 배분(Revenue-Sharing)제안만 NBC 측에 받아들여진 정도였다.

 

이렇게 국제스포츠 계 첨예한 정보력과 판세분석이 일천했던 그 당시에 국제정세와 어쩔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 낸 작품이었지만 SLOOC측의 전적인 잘못이라고 밀어붙이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해 줄 필요도 있다.

 

Posted by 윤강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