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외교2017. 10. 7. 17:49

한국 스포츠외교의 불세출의 큰 별이셨던 김운용 전 IOC부위원장 겸 WTF창설총재 겸 전 GAISF회장 겸 전 IOC TV라디오 분과위원장 겸 전 KOC위원장께서 2017년 10월3일 새벽(02:21) 과로로  감기 증상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입원 첫 날 취침 중 갑자기 별세하셨습니다.

 

이건희 IOC위원이 장기 와병 중 정년 80세(1942~2022)를 5년 앞둔 시점에서 최근  IOC위원 직을 자진 사퇴한 바 있는 가운데 한국은 평창2018 개최국이라는 중차대한 올림픽운동 중심국가로써 선수출신 유승민 IOC위원 단 한명으로 코 앞으로 다가온 평창2018 동계올림픽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스포츠외교기자로 활동 중인 전수진 월간중앙 기자와 전화로 IOC위원현황과 전망 및 올림픽운동 관련 전반에 걸쳐 집중 심층 취재 인터뷰를 한 바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그 내용을 포함한 전반적인 한국 스포츠외교 대표 대사 격인 한국 IOC위원 선출 전망과 한국 스포츠외교의 현주소에 대하여 기고한 글을 옮긴 것 입니다.

 

[한국 IOC위원 제로시대의 명암 (총성 없는 전쟁) 현장심층취재(월간중앙 2017 10월호)]

 

특종. 심층취재(월간중앙201710월호)

[입체취재] 사상 초유한국 IOC 위원 제로 시대의 명암 

스포츠 대통령’ IOC 위원 자리 놓고 총성 없는 전쟁 

전수진 월간중앙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기업인 중 마땅한 사람 없어 물밑에서는 이기흥·김연아 거론 IOC는 전통적으로 다양성 중시국제 감각과 전문성 갖춰야

나는 지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장 단상 위, 내 키만 한 오륜기 옆에 서 있다. IOC 관례에 따라 오륜기의 한쪽 끝을 잡고 올림픽 선서를 끝내면 나는 정식으로 IOC 위원이 된다. 내가 묵는 호텔엔 태극기가 펄럭일 것이고 전 세계 공항 어디를 가더라도 무사통과다. 국가원수급 예우를 받는 나는 왕족부터 기업 총수까지 만날 수 있는, 21세기판 세계 귀족 연합체인 IOC의 일원이 된 것이다.”

 

 


지난 9 13일 개막한 페루 IOC 총회 현장.

 

 

IOC 위원은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린다. 그 자리를 꿈꾸는 이들만 대한민국에만 수십 명이다. 그 수십 명은 이름을 대면 다 알 만한 대기업 오너부터 명망가, 정치인, 스포츠 스타를 망라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표 금수저들에게도 쉽지 않은 자리가 IOC 위원이다. 7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영예로운 자리다.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 선수가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투표를 통해 IOC 위원으로 선출되는 쾌거를 이뤘지만, 선수위원의 임기는 다른 IOC 위원과 달리 8년으로 제한돼 있다. 물론 선수위원들 중에서 활약이 뛰어나고 IOC 공용어인 영어·프랑스어에 능통하며, IOC올림픽 정신(Olympic Movement)’ 확산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는 인물이라면 7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IOC 위원으로 추천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드문 사례다.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을 다섯 달 앞둔 상황에서 정년이 보장되는 IOC 위원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2017년 현재 한국의 스포츠 외교력과 IOC 내 한국의 영향력이 얼마나 약한지 드러내는 사례다.

CNN 출신으로 올림픽과 IOC를 전문으로 취재하는 매체어라운드 더 링스(Around the Rings)’의 창업자이자 편집국장인 에드 훌라는 기자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답했다. 올림픽 개최를 앞둔 나라의 IOC 위원이 선수위원 1명밖에 안 된다는 건 상당히 드문 일이다. IOC가 올림픽 개최를 앞둔 국가와 소통할 때 주로 그 나라의 IOC 위원을 창구로 삼아왔다는 것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IOC 핵심 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에 개최 예정국 위원을 소속시키는 전례도 있었다. 이에 비춰 보면 지금 상황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 왜 한국에 IOC 위원이 없게 된 것일까? 훌라 편집국장의 답변은 명쾌했다. 그야 할 만한 사람이 없으니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되는 건 국가원수급 혜택을 받는 걸 의미한다. 개인적으로도 영광이지만 소속 국가엔 든든한 스포츠 외교의 가교가 된다. / 사진캡처·IOC 홈페이지

 

풀이하자면 유사시 IOC 위원장 및 IOC내 파워 인물과 직접 전화하거나 소통해 일거에 상황을 장악하고 유리하게 만들어 갈 수 있는해결사가 지금 대한민국엔 없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의 윤강로 전문위원(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고위급 IOC 위원이라는 존재가 갖는 의미는 크다 “IOC 위원을 국가적으로 양성했어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평창올림픽 관계자는유승민 위원이 열심히 내공을 키워가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유사시 바로 IOC 요인에게 전화를 걸어 문제를 해결할 위치까지는 아닌 것으로 안다 “IOC 위원이 부재한 상태에서 스포츠 외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문 대통령, “한국 IOC 위원 증원해 달라

 

 


2011 7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 유치를 위해 나섰던 주역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왼쪽 셋째)이 당시 IOC 위원장이었던 자크 로게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정병국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로게 위원장, 이 회장, 문대성 당시 IOC 위원, 박용성 당시 대한체육회장.

 

한국인 IOC 위원 증원 문제는 국가적으로도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지난 7 4일 청와대를 예방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은 한국인 IOC 위원의 수를 당시 2(이건희 회장, 유승민 위원)에서 3명으로 늘리는 방법을 문의했다고 한다.

 

한국의 국제 스포츠 기여도에 맞게 (한국의 IOC 위원 수를) 3명으로 늘리는 것은 어떤가라고 물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스포츠 외교의 베테랑인 바흐 위원장은 그 자리에서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한국의 기여도를 감안하겠지만 현재로서는 IOC 규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의 정년 70 IOC 위원제로(0)’ 사태는 지난 8 11 IOC가 낸 보도자료 한 장에서 시작됐다. 투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IOC 위원직을 사실상 포기한다는 뜻을 전했다는 간단한 내용이었다. IOC 위원장이 지휘하는 IOC 집행위원회가 지난 9 13(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개최된 IOC 총회에 앞서 기자에게 보내온 해당 보도자료 내용은 9명의 신임 IOC 위원이 페루 총회에서 비준될 것이라는 내용으로 시작해 다음과 같은 소식을 전했다.

추가로 밝혀둘 것은, 이건희 위원의 가족이 IOC에 이 위원을 IOC 위원으로 재선임하는 것을 고려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해 왔다는 정보를 IOC 집행위가 받았다는 점이다.”

이 회장은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열린 제105 IOC 총회에서 위원으로 비준됐다. 현재 IOC의 헌법 격인 올림픽 헌장에 따르면 IOC 위원의 정년은 70세지만, 1999년 이전에 선출된 위원의 정년은 80세로 돼 있다. 1942년생인 이 회장은 와병 중이어서 정년을 약 5년 앞두고 위원직을 스스로 내려놓게 됐다. 그 때문인지 IOC는 이 회장 측의 이번 결정을 두고탈퇴(withdrawal)’라는 표현을 썼다. 사퇴(resignation, retirement)보다는 중립적 표현으로, IOC 나름의 배려를 한 것이다.

사실상 사임인 이건희 회장의 탈퇴에 대해 IOC는 보도 자료 말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넣어 이 회장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건희 위원은 올림픽 정신에 완벽하게 헌신했다. 1996년 애틀랜타 총회에서 처음 위원으로 선출된 뒤, 이 위원은 IOC 내에서 문화위원회(1997) 및 재정위원회(1998~99)에서 활동했다. 1991년 그는 올림픽 훈장(Olympic Order, 올림픽 정신 확산에 기여한 인물에게 IOC가 수여)을 받았다. 그는 대한체육회 명예회장으로 평창 겨울올림픽을 유치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줬다. 그가 오랫동안 병환을 앓고 있는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의 마음도 그의 가족과 함께 있음을 밝힌다.”


지난 9 13일 개막한 IOC 총회에서 9명이 새로 비준된 뒤 IOC 위원 수는 현재 총 103명이다. 다음 총회는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 때 열린다. 겨울올림픽 종목 출신 선수위원을 새로 선출하는데, 참가 선수들의 투표로 선출한다. 이와 별도로 정년 70세의 IOC 위원도 몇 명 더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평창에서 열리는 만큼 한국의 IOC 위원 후보군에 속하는 이들은 내심 기대가 크다.

 

윤강로 전문위원(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 “IOC가 내년에 한국에 선물을 하나 줄 수도 있을 것이라며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단 전제가 있다. 평창올림픽(2 9~25)이 성공리에 치러져야 한다. 올림픽 운영이 삐걱대거나, 해외 언론의 뭇매를 맞는 상황이라도 발생한다면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 IOC 위원 증원, 평창올림픽 성공에 달렸다

 

 

 

지난 7 4일 청와대를 예방해 문재인 대통령과 환담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IOC 위원 수를 3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바흐 위원장은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게다가 이미 평창은 IOC에서 그다지 좋은 평판을 얻고 있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국정 농단의 주역 최순실 씨가 평창 겨울올림픽을 농락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평창에 대한 국민의 열기도 한풀 꺾였고, 무엇보다 기업 후원이 주춤하면서 스폰서를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서유럽 국가의 한 IOC 관계자는 기자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익명을 요청하며 이렇게 말했다. “평창이 IOC의 골칫거리가 됐다. 현재 분위기로 보면 IOC개최지의 나쁜 사례로 평창을 거론할지도 모른다.”

한 미국인 IOC 전문 컨설턴트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 역시 이메일 인터뷰에서평창 겨울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IOC가 한국 측의 진행 방식 등에 그다지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고 들었다스폰서 찾기가 어렵고 경기장 건설 진척 상황이 더딘 것보다 평창을 이끌 만한 제대로 된 리더가 없다는 것을 더 걱정하고 있더라고 전했다. IOC와 평창조직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가교 역할을 담당할 만한 인재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사실 그런 가교가 될 만한 적합한 인물이 바로 IOC 위원이다.

서울대 국제스포츠행정가 양성사업단을 맡고 있는 강준호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IOC 위원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IOC라는 조직은 폐쇄적 특성을 갖고 있어서 중요한 정보를 자기들 위원끼리만 공유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IOC 위원을 보유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해당 국가의 스포츠 외교력 저하로 이어진다.”

물론 한국에도 스포츠 외교의 황금기가 있었다. 한국이 동시에 3명의 IOC 위원을 보유했던 때다. IOC의 수석부위원장이었던 김운용,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과 이건희 회장이 IOC 위원으로 활약했던 때다. 한국계 인사로 북미 대륙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한 IOC 전문 컨설턴트는당시 한국은 3명의 IOC 위원이 있었고, 3명 모두 영향력이 커 IOC 내 입지도 탄탄했던 놀라운 시절이었다고 회고했다.

흘러간 과거는 어쩔 수 없다. 중요한 건 앞으로다. 사퇴한 이건희 회장의 뒤를 누가 이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우선 IOC의 규정을 살펴보자. 현재 IOC 위원은 103명인데, IOC 115명까지 위원을 둘 수 있다고 적시해 뒀다. 115명을 꽉 채울 의무 조항은 없다. 12명까지 위원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각국의 스포츠 외교력과 IOC의 이해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충원이 가능하다.

115명을 구성하는데도 원칙은 정해져 있다. 개인 자격 위원이 70, 선수들이 투표로 선출하는 임기 8년의 선수위원 15, 국제경기단체(IF) 대표 15, 국가올림픽위원회(NOC, 한국은 대한체육회) 자격 15명이다. 각국에서 후보를 결정한 뒤 IOC의 선거관리위원회 격인 선출위원회(IOC Members Election Commission)에 제출하면 이 위원회에서 관련 자료 수집 및 조사 등을 거쳐 집행위원회에 넘긴다. IOC 위원장이 주재하는 집행위원회를 통과하면 형식적 절차인 IOC 총회에서 모든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반 투표를 거쳐 비준된다.

포스트(post) 이건희에 대해서는 국제 스포츠계뿐 아니라 국내 경제계에서도 그동안 설왕설래가 잦았다. 지난해 국정 농단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재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또는 이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 겸 평창조직위 부위원장이 후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지금은 껄끄러운 이야기가 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 중 하나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 대한 뇌물공여인데, 공교롭게도 IOC도 최근 뇌물 스캔들을 겪고 있다.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리우 측이 IOC 위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스캔들이다. IOC로서도 머리가 아픈 상황이다.

 



경영난 겪는 기업인들내 코가 석자

 

 

IOC 위원 후보군으로 물망에 올랐거나 현재도 거론되는 인물들. 왼쪽부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오랜 기간 IOC 입성을 꿈꿨던 인물 중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있다. 조양호 회장은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 이건희 회장, 두산의 박용성 당시 대한체육회장과 트로이카를 이뤄 겨울올림픽 유치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유치에 성공한 직후 국제 스포츠계에서 한때 IOC 위원 유력 후보로도 거론됐다. 하지만 그룹의 경영난으로 조 회장 스스로 IOC 위원직이라는 목표가 점점 멀어지는 상황이라고 한다. 조 회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IOC 위원직 도전에는 거의 마음이 떠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조 회장보다 더 오랫동안 IOC 위원 후보군에 속했던 인물도 있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는 태권도를 기반으로 세계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 탄탄한 기반을 닦아왔다. 하지만 나이가 발목을 잡는다. 1947년생인 그는 올해 만 70세다. IOC의 정년 기준에 딱 걸린다. 만약 승부수를 던진다면 올해가 최후의 기회다. 극히 일부지만 70세 이후에도 가능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도전한다면 조 회장은 IF 회장 자격으로 출마하게 된다.

도전에 뜻을 둔 후보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있다. 이 회장은 이미 지난 페루 리마 IOC 총회를 목표로 IOC에 입후보신청서를 냈지만 최종 후보 리스트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 내년 2월 평창 총회에서 신임 IOC 위원에 선출되는 트랙을 꿈꾸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국 사정에 밝은 한 미국계 IOC 전문 컨설턴트는 기자에게평창 겨울올림픽 현장에서 대한체육회장이 IOC 위원으로 선출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더라고 귀띔했다. 지난 7월 바흐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 이기흥 회장도 함께했다. 올해 62세로, 정년 기준 통과는 어렵지 않다. 대한체육회장인 이 회장이 후보군에 포함된다면 NOC 자격으로 출마하게 된다.

 

 

 

 


바흐 IOC 위원장이 지난 7월 청와대를 예방한 자리에 배석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원안). 차기 IOC 위원 후보로 꼽힌다.

문제는이기흥이라는 이름 석 자가 국제 스포츠계에서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라는 점이다. IOC 내부에서는 현재 대한체육회의 평창 겨울올림픽 집행력에 대해 불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뜻밖의 신데렐라 후보가 경제계에서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한국에서 기업인들이 스포츠 관련 연맹이나 협회의 수장을 맡는 관례는 IOC 위원을 염두에 둔 포석이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1970년생으로, 젊은 세대를 선호하는 최근의 IOC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진다. 문제는 정 부회장이 지금 기업 경영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데 있다. 현대가 사정에 밝은 재계의 한 고위 임원은 이와 관련해 정 부회장은 지금내 코가 석 자라고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거론된다. 1955년생으로 62세인 신동빈 회장은 2014년부터 대한스키협회장을 맡고 있다. 겨울 스포츠 종목의 꽃인 스키협회 수장이 겨울올림픽 현장에서 IOC 위원으로 선출되는 그림도 나쁘지 않다. 문제는 신 회장 역시 그룹의 경영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보복 조치로 경영난도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IOC
위원을 지낸 바 있는 한 아시아계 기업인은 기자와의 최근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IOC 위원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선 두 가지가 필수다. 언어와 돈. 말도 잘 통해야 하고 돈에도 궁하지 말아야 한다.”

시간은 속절없이 흐른다. IOC가 정한 신임 위원 후보 추천 기한은 12월이다. 도전에 뜻이 있다면 정부도, 후보들도 신속하게 결단을 내리고 행동할 때다.

 

 


바흐 IOC 위원장, 다양성과 공정성 중시해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은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투표로 IOC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임기는 8년이다. 사진은 그가 리우 현지에서 동료 선수들을 상대로 열띤 선거전을 펼치는 모습. 현재 한국이 보유한 유일한 IOC 위원이다.

 

한국인 IOC 위원의 역사를 보면 해피엔딩보다 비극적 결말이 압도적으로 많다. 과거 IOC 위원 대다수가 불명예스럽게, 또는 본인 의사와 달리 위원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문대성 선수위원마저 논문표절 문제 등으로 명예롭지 못하게 퇴장했다. 이제 이건희 위원까지 물러난 상황에서 한국의 IOC 위원진을 원점에서부터 재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IOC
위원 도전에 나선다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뭘까? IOC 위원장과의 네트워크다. 훌라 편집국장은 “IOC 위원 선출은 위원장이나 IOC 파워 인물과의 친분에 따라 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고()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 전 위원장의 경우 자신의 아들을 직접 천거하기도 했다. 현직 IOC 위원인 안토니오 사마란치 주니어 얘기다. 사마란치가 그를 투표에 부치면서안토니오 사마란치 주니어 후보입니다, 동료 위원 여러분. 아시겠지만 제 아들이지요라며 직접적으로 압박을 가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스포츠계 발전이나 개인의 능력으로만 본다면 IOC 위원 자격이 충분한데도 IOC 위원장과의 네트워크가 약해 주저앉는 이도 꽤 있다. 2012년 런던 여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지낸 세배스천 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이 대표적이다. 코 회장은 바흐 위원장과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흐 위원장이 나름 힌트를 내놓은 게 있기는 하다. 그가 2014년 취임과 함께 내놓은어젠다 2020’이다. IOC의 내로라하는 야심가인 그는 위원장으로 당선된 2014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IOC 총회장에서 기자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IOC는 혁명(revolution)까지는 아니어도 진화(evolution)가 필요하다.” 그 비전이 응축된 것이 바로어젠다 2020’이다.

어젠다 2020에 적시된 IOC 위원 선출 대목에는후보 추천의 주요 기준으로 전문성과 지역 균형, 성별 균형을 삼겠다는 내용이 있다. 법률·의료·재정·마케팅 등 IOC 업무 및 올림픽 개최 실무에 필요한 전문가와 여성을 우선시하고, 아프리카 등 소외 지역의 인사를 우선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청렴한 이미지의 후보라면 가산점을 얻을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해 미국인 IOC 관련 컨설턴트는 기자에게요즘 IOC 위원들의 스캔들에 시달리고 있는 바흐 위원장에겐문제 없는 인물을 고르는 게 최우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성이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바흐 위원장은 영국 왕실의 앤 공주에게 IOC 선출위원회 위원장을 맡겼다. 앤 공주는 명예를 중시하고 깐깐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래서인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누르고 이번 9 IOC 총회에서 신임 위원이 된 인물 중엔 생소한 이름이 많다. 이중 개인 자격으로 위원이 된 이들은 바르라이 테멘길(국적 팔라우, 여성, 1966년생), 지리 케지발(국적 체코, 남성, 1967년생), 크리스틴 클로스터 아센(국적 노르웨이, 여성, 1961년생), 크훈잉 파타마 리스와드트라쿨(국적 태국, 여성, 1965년생), 루이스 메히야 오비에도(국적 도미니카 공화국, 남성, 1953년생)이다. 스포츠계에서도생소하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바흐 위원장은이들 신임 위원은 IOC에 상당히 넓은 지식과 경험치를 제공할 것이라며이번 신임 위원 선출은 위원들의 다양성 제고를 위한 또 하나의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이 칭찬한 김연아, 다크호스 가능성

 


지난 8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IOC 조정위원회에 참석한 김연아. 그는 IOC 위원 유력 후보군에 들어 있다.

 

바흐 위원장이 말한 맥락에 들어맞는 한국인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 한 명 있다.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다. 김 선수는 한때 평창에서 선수위원으로 당선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유승민 위원의 당선으로 선수위원 꿈을 접었다. 선수위원은 한 국가에 한 명만 가능하다는 IOC 규정 때문이다. 하지만 바흐 위원장 또는 다른 이의 추천을 받아 IOC 개인 자격 위원이 될 수 있는 길은 여전히 활짝 열려 있다. 바흐 위원장도 평소 김연아 선수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아 왔다. 김연아 선수가 여성이라는 점,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올림픽 전문성도 갖추고 있다는 것은 IOC 위원에 도전하기에 장점으로 꼽힌다. 자신이 유치를 위해 뛰었던 평창에서 위원이 되는 상징성까지 3박자를 갖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누가 되든 경쟁은 치열하다. 한 컨설턴트는후보 추천이 완료되는 12월까지 IOC 위원직을 향한 총성 없는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IOC 위원으로 선출된 후다. 한국 IOC 위원도 스포츠계에 기여하고 명예롭게 퇴진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됐다는 사회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강준호 서울대 교수는한국은 이제 여름·겨울 올림픽을 모두 치른 국가로서 그 위상에 걸맞은 IOC 위원을 가져야 한다. 국제적 스포츠의 가치를 진심으로 고민하고 IOC 위원 들과도 교류하면서 국제 스포츠계를 선도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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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 월간중앙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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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강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