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외교2012. 9. 6. 09:52

1994년 9월4일(구사구사:94.9.4)은 파리개최 IOC총회 겸 올림픽 콩그레스에서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역사적인 날이다.

 

 

 

 

한 민족의 우수성(excellence)이 전 세계 만방에 인정된 쾌거이며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 상 10대 스포츠외교 대첩 중 백미로 꼽고 싶으며  "파리대첩'이라 명명하여 칭하고 있다.

 

태권도가 올림픽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 등 12년간 4개 올림픽을 치르면서 경기시합 용어로 한국어가 사용되어 온 점 또한 괄목할 만하다.

 

2000년 시드니대회부터 올림픽정식종목으로 대한민국 금메달 텃밭역할을 해오고 있는 우리의 국기 태권도가 2016년 올림픽에도 정식종목으로 우뚝 섰다.


물론 2012년 런던대회정식종목족보에 살아남아 있던 덕분에 2016년 종목에도 일괄 포함되어 다행이었다.


이는 태권도의 그간 피나는 자구노력과 홍보효과의 결실이기도 하였다.


태권도가 없었으면 한국 스포츠외교사에 문대성 선수 같은 선수출신 IOC위원탄생은 유럽중심의 배타적인 국제 스포츠 사회에서 언감생심(焉敢生心)이었을 것이다.

 

 

 


2009년 코펜하겐  IOC총회에서는 2016년 올림픽정식종목으로 럭비와 골프를 각각 승인한 바 있고 이 두종목은 8년간, 다시말해서 2020년 올림픽까지 정식종목으로 실시되게 되며 2024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살아 남기 위하여서는 또 다시 타 종목들과의 생존경쟁과정을 겪어야 한다. 


 

순수미국스포츠문화의 대표주자이며 태권도보다 먼저 영입된 올림픽종목이었던 야구와 소프트볼은 설자리를 잃고 말았고 절치부심 두 개 종목이 연합하여 합종연횡 중이다.

역시 탈락하였지만 가라데는 무서운 약진을 보여주었고 2020년 올림픽 정식종목 재도전을 위한 물밑로비가 한창이다.


항간에는 야구와 소프트볼의 정식종목 탈락사건을 놓고 IOC수뇌부의 미국올림픽위원회(USOC)길들이기의 일환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USOC는 올림픽운동의 젖줄인 올림픽후원사 수입금 과다지분배분 및 미국올림픽네트워크(USON)설립문제를 놓고 IOC와 줄다리기 논란에 휩싸여 왔고 최근들어 IOC-USOC 간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10월2일 코펜하겐 IOC총회에서 맨 꼴찌로 탈락의 고배를 마신 2016년 올림픽 유치후보들 중 하나였인 미국의 시카고에 대한 IOC위원들의 냉소적인 투표결과 역시 이러한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있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최초로 여자복싱종목이 추가 신설되었다.

올림픽종목 중 격투기 종목(combat sport)으로는 현재 유도와 레슬링 그리고 복싱과 태권도 등 4개 종목에 국한되어 있다.


한 미국유력일간지는 2009년도 어느 시점에서 쓴 기사에서 IOC가 당시 태권도를 언급하지 않은 채 유도와 레슬링 그리고 복싱을 올림픽프로그램의 격투기성 붙박이종목(fixtures on the program)으로 정의 한 것으로 보도하였다는 점을 상기 시키고 싶다.


또한 2013년 결정될 2020년 올림픽정식종목 추가 1개 종목을 위한 기존 올림픽종목 중 탈락대상으로써 ‘태권도가 가장 명백하게 골라질 것’(Just pick the most obvious: Taekwondo)이고 ‘발로 차는 스포츠로는 이미 축구가 있지 않는가?(And at that, a sport that's about kicking? Don't they do that already in soccer/football?)라고 보도하여 태권도를 희생양으로 못 박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태권도의 미래는?


이제 태권도가 2020년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올림픽정식종목으로 살아 남을 수 있는 길은 바로 고급스포츠외교를 통한 해결책이다.


태권도의 체질개선, 세계화, 국제화, 홍보 등 기존의 자구노력만으로는 향후 IOC의 기준을 지속적으로 통과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2013년초 부터 IOC 심판대에 오를 태권도를 살리기 위한 범국가적 ‘태권도 살리기 스포츠외교작전’에 전방위적 스포츠외교노력을 경주 해야한다.


‘우물 안 개구리’식, ‘장님 제 닭 잡아먹기’식, 그리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국제적으로 잘 통하지 않는 스포츠외교방식은 지양해야한다.


보다 객관적이며 국내외적으로 명실상부하게 검증되고 실전 접목이 효과적으로 적용되는 고단위 스포츠외교력 강화대책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국제스포츠 계 핵심거물들과의 통큰 실리외교를 통한 거중조정으로 태권도가 우선 25개 올림픽 핵심종목 안에 살아남도록 혼신의 힘을 다 쏟아 부어야 안전할 것이다.

 

런던올림픽 기간 중 면담했던 복수의 IOC위원들에 의하면 25개 핵심종목 리스트에서 탈락위기에 놓일 수 있는 스포츠로 근대오종과 태권도가 거론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걱정한 바 있다.

 

근대오종종목이 최근들어 인기가 다소 떨어졌다손치더라도 근대오종은 근대올림픽 부활자인 쿠베르탱남작이 선택하여 지금까지 근대올림픽 터주대감 격 전통종목이며 근대오종종목을 관장하는 국제기구인 UIPM(Union Internationale de Pentathlon Modern)회장은 독일인(Claus Schorman)인 바 그는 국제적 인맥관리에 뛰어난 스포츠외교관인 동시에 그 뒤를 IOC내 실세이며 2013년 차기 IOC위원장 강력 후보인 Thomas Bach IOC부위원장이 버텨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태권도가 런던올림픽에서 사랑을 받았고 경기운영도 나름 평균이상의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국제 스포츠 계의 흐름은 이러한 관점으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에 끝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태권도를 올림픽 정식종목화 하는데 일인다역으로 실제적인 최고 공로자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고 대한민국 스포츠외교 역사에서 최고의 금자탑(IOC부위원장, IOC TV분과위원장, GASIF<현 SportAccord>회장, WTF총재, KOC위원장/대한체육회장 등)을 세운 바 있는 김운용 전 IOC부위원장의 칼럼(2012.8.27자) 중에서 태권도 관련 내용을 발췌하여 소개한다.

 

 

(OlympAfrica재단 집행위원장자격으로 방문한 세네갈에서 대통령과 함께한 당시 김운용 IOC부위원장 겸 WTF총재)

 

 

[김운용 칼럼/2012년 8월27일 자]

(초략/ 중략)

"런던올림픽 개막(7월27일) 며칠 전에 중국 CCTVⅡ(경제)에서 본부 지시라하며 인터뷰를 하러 왔다. 27일에 방송할 특집이라면서 온 것이다. 골자는 태권도를 어떻게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 그렇게 단시간에 세계화하고 올림픽에 넣었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어서 한국체육대학교에 가서 나와 같이 훈련과정을 촬영하고 갔다. 김종욱 한국체육대학교 총장은 한국선수단 부단장으로 런던에 가고 없었다. 한국의 올림픽메달 박스인(올림픽메달 31개) 한국체육대학교는 런던올림픽에도 태권도 대표선수 3명을 보냈다(4명중 여자 2명, 남자 1명). 며칠 후, 이번에는 CCTVⅠ에서 또 인터뷰를 해갔다. 한류하고는 어떤 관계이며, 무엇이 계기가 되고 언제 올림픽 종목을 만들 구상을 했느냐 등이었다. 서울까지 와서 취재를 해가는 데 놀랐다. 중국은 우슈를 올림픽에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2013년 부에노스아이레스 IOC총회에서 가라테(Karate), 야구, 소프트볼, 스쿼시 등과 함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후보군에 속해 있다.

운동경기와 선거는 뚜껑을 열어보아야 결과를 안다고들 한다. 또 경기 규정을 바꿀 때는 개정하고 2년 정도 경기에서 시험(Test)를 하고 사용한다. 이번에 한국 태권도가 금 1, 은 1개로 끝인 것이 평준화에서 온 것인지 갑자기 경기 규정을 바꾼 것이 이유인지 모르겠다. 뉴욕타임스의 8월11일자 B11면은 ⅔를 할애한 기사에서 "태권도경기를 지배하는것은 혼란스러움이었다"고 지적했다.

내가 태권도를 올림픽에 넣을 때 태권도를 세계 문화 속에 영원히 심는 것도 목적이었지만 한국 태권도와 한국이 하나라도 메달을 더 따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메달이 줄어들고 태권도가 IOC의 퇴출 후보로 거론될 정도라면 안 넣는 것이 낫지 않았나 하는 자책감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기대 이상의 메달을 못 딴 것을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대한체육회와 세계태권도연맹 관계자들이 말하고 다니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말이며 올림픽 잔류와는 관계가 없다. 여자 다이빙이나, 탁구, 배드민턴 메달을 중국이 독식하고 양궁은 한국여자가 독식한다고 해서 퇴출되는 조건이 되지는 않는다. 대한체육회와 세계태권도연맹의 분발이 절실하다."

 

 

Posted by 윤강로